미중 이어 한중 고위급 대화도 '시동'… 신냉전 구도 바뀌나

노민호 기자 이창규 기자 2023. 7. 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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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접촉설'도 나와… "핵심은 미중관계 유연성 확보 여부"
ⓒ News1 DB

(서울=뉴스1) 노민호 이창규 기자 = 미중 간 전략경쟁 심화 등에서 비롯된 이른바 '한미일 대(對) 북중러' 간 신냉전 구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단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당국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한중 양국 또한 고위급 대화의 물꼬를 튼 데다, 최근 일본 정부 또한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그간 전방위 패권 경쟁을 벌여온 미중 양국은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이후 일단 대화를 이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런 가운데 한중 외교당국도 이달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올해 첫 고위급 대면 접촉을 진행했다.

한중 양국 외교부에 따르면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는 이번 방중을 계기로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눙룽(農融) 부장조리(차관보급)를 잇달아 만나 한중관계 증진방안과 더불어 한중일 3국 간 소통·협력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간 한중 간엔 올 초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한중 간 방역 갈등을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미국 국빈 방문 계기 외신 인터뷰 중 '대만해협' 관련 발언, 그리고 최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 등에 따른 논란으로 경색 국면이 이어져온 상황.

이 때문에 최 차관보의 이번 방중 결과를 놓고 외교가에선 '양국이 더 이상의 관계 악화는 바라지 않는다'는 데 공감대했다는 등의 해석이 나왔다. 이에 외교가에선 오는 13~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중 장관회담이 개최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앞으로 한중 간 대화가 지속된다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나 우리 정부가 연내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단 기대도 감지된다.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왼쪽)과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 (외교부 제공)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외에선 일본 정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일 양측이 접촉을 시도해왔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북일정상회담 의사도 밝힌 상태다.

북한 측이 일본 정부가 해결을 요구하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며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긴 하나, "북한 또한 일본으로부터의 경제적·인도적 지원을 바라고 있다"는 등의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다만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 일본 히로시마(廣島)대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는 5일(현지시간) 보도된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이제껏 북한과 일본의 제3국 주재 외교관이 나서 실무 차원의 예비 접촉을 이어온 건 사실이지만 고위 당국자 간 만남 수준까지 이어지진 않은 듯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 한중 또는 북일 간 움직임은 각국의 '필요'에 따른 것일 뿐 이 자체만으론 '신냉전' 구도의 변화로 보긴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그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각종 무력도발에 대해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을 주장하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공동 대응에 제동을 걸어왔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경제·금융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또한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지금은 '신냉전' 구도가 완전히 해체된 게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교수는 "일본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미국도 중국에 선제적으로 접근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적절하게 대처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또한 "핵심은 미중관계"라며 "앞으로 미중이 제도화된 전략적 경쟁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나머지 관계도 유연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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