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GS건설의 "전면 재시공" 선언…경영 리스크 커지나

박채은 기자 2023. 7. 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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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지난 4월 인천 검단 신도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총체적인 '부실 공사'가 원인이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공사 전 과정에 모두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GS건설의 부실 시공 논란은 비단 이 아파트에서만 불거진 것이 아닙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 개포동 자이 지하 주차장에서 물난리가 벌어졌고, 최근에는 입주를 막 시작한 평택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박채은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검단 신도시 지하 주차장 붕괴 원인부터 짚어볼까요?

이 공사에서는 GS건설이 어떤 잘못을 한 겁니까?

[기자]

이 경우에는 시공에 앞서 먼저 설계가 잘못되긴 했는데요.

주차장의 구조상 32개 기둥 모두에 철근이 들어가야 했는데, 설계사가 이중 기둥 15개에 대해서는 설계도에 철근 배근 표기를 누락했습니다.

이 철근들이 빠진 지점이 붕괴 사고가 일어난 부위입니다.

문제는 시공사인 GS건설이 이 부실한 설계도를 받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했다는 점인데요.

심지어 시공 과정에서 설계도에 표기된 기둥 4곳의 철근마저도 추가로 빠뜨렸습니다.

[홍건호 /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 : 시공사가 작성한 샵 드로잉에도 전단보강근에 대한 사항들이 다 누락이 돼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고요. 전단보강근이 누락됐으니까 저항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볼 수 있고요.]

시공에서 사용한 콘크리트도 문제입니다.

콘크리트는 기둥과 함께 지붕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는데, 강도가 기준치보다 30% 낮을 정도로 품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앵커]

GS건설은 결국 이 단지를 다시 짓는다는 계획을 밝혔죠?

[기자]

네, GS건설은 "시공사로서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정부의 조사 결과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총 1600여 세대인데, 재시공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GS건설은 입주 시기가 지연돼 불편을 겪고 있는 입주 예정자들에 대한 보상도 '충분히' 하겠다고 소명했습니다.

[앵커]

GS건설로서는 상당한 경영 타격을 받겠군요?

[기자]

네, 보통 시공사는 약속한 기간 안에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시행사에게 손해배상액을 물어줘야 하는데요.

한국투자증권이 추산한 GS건설이 시행사에 물어야 할 배상액은 매월 약 16억 원 규모입니다.

여기에 GS건설이 어떤 행정 처분을 받게될 지도 관심사입니다.

국토교통부는 관련 법을 검토한 후 다음 달 중순 GS건설에 대한 처분 사항을 발표할 계획인데요.

영업 정지나 과징금 부과 등으로 결정될 경우 GS건설의 경영 불안정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뿐만이 아니죠.

최근 평택에 있는 신축 자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1050여세대 아파트 '평택지제역자이'의 주차장 지하 2충에서 물난리가 발생했는데요.

바닥에 물이 워낙 많이 고이다 보니 입주민들은 주차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달 말부터 이미 입주를 시작했지만, 주차장에 가보니 지하 2층에 주차된 차량은 한 대도 없었습니다.

[평택지제역자이 아파트 입주민 : 최근에 입주를 했는데요. 지하주차장 2층에 침수가 있다고 해서 입주민 입장에서 많이 불안하고 주차장에 안전진단 검사 같은 거라도 하면 좋겠어요.]

[앵커]

이렇게 주차장에 물이 고이는 상황의 원인은 뭡니까?

[기자]

빗물이 천장에서 새는 누수 문제 때문인지, 온도차로 다량의 이슬이 맺히는 결로 문제 때문인지는 아직 명확히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시공사인 GS건설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결로 현상 문제"라며 관리업체의 잘못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시공사가 시공 과정에서 단열재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즉 부실시공이 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영일 / 서울과학기술대 건축공학과 교수 : 지하층 바닥 또는 벽에 수분이 맺히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 첫 번째는 결로이고, 두 번째는 누수입니다. 그래서 단열과 방수가 중요한데 여기는 원가 절감을 위한 부실시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인천검단 아파트 붕괴사고 결과 브리핑 이후 "GS건설의 다른 사업장도 안전한지 의문이 든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국토부는 현재 GS건설이 시공 중인 83개 현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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