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원 "민주당 콩가루 집안이냐"… 송영길·이상민 직격
1호 쇄신안 당내 공론화 난항
"국민 심판 전에 먼저 매들겠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6일 당을 향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1호 쇄신안으로 내놓은 '민주당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및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이 당내 공론화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근 '일본 골프여행' 문자 논란을 일으킨 김영주 국회 부의장과 자신을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 여론전을 펼치는 송영길 전 대표, 분당론까지 거론한 이상민 의원을 직격했다.
김은경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 그리고 당의 위기에 대하여 절박해 보이지 않았다"며 "더욱이 일부 당의 인사들이 탈당, 신당, 분당 등을 언급하며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과 대한민국의 운명보다는 자기 정치에 급한 나머지 자중지란의 모습도 보인다"며 "일부 의원은 입법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본회의장에서 안이하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구설에 오르는 일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도중 지인과 일본 훗카이도 여행 계획을 의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던 김 부의장과 최근 한 라디오에 나와 "유쾌한 결별도 각오해야 되지 않겠나"라며 분당 가능성을 시사한 이 의원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국민이 무섭게 심판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매를 들겠다"며 "혁신 과정에서 기득권의 저항과 반발이 예상되지만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복경 위원은 민주당 소속 의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그간의 행태를 비난했다. 서 위원은 "기강이나 기율이 없는 조직을 민주적인 조직이라고 하지 않고 오합지졸이나 콩가루 집안이라고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부의장을 향해 "그게 사과하는 데 며칠이나 걸릴 일이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또 송 전 대표를 향해 "검찰하고 싸움은 법정에서 하라"며 "어쨌거나 그 일로 지금 당은 굉장히 위기를 겪고 있다. 조율되지 않은 말로 당 내외의 혼란을 초래하는 일 없이 자중해 주시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에겐 "옆집에 불구경하시는 거 아니지 않느냐"며 "말씀 좀 조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새로 혁신위원이 된 박성진 광주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지금 민주당이 많이 위기라고 하는데, 우리 민주당이 있어야 할 곳은 여의도도 아니고 용산도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있어야 될 곳은 2014년 송파 세 모녀가 살던 반지하방이고 2022년 수원 세 모녀가 살던 연립주택 그리고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는 수산시장 상인들의 바로 옆자리"라고 지적했다.
김남희 대변인은 "당에서는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놓고 남일처럼 구경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강 건너 불구경 같은 말씀을 하지 마시고 혁신위원회의 의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반성하고 답변을 하셔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혁신위가 내놓은 1호 쇄신안을 두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윤형중 대변인은 이를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윤 대변인은 "혁신위는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자고 제안했다"며 "혁신위가 지금의 검찰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제안을 내놨겠느냐. 그게 아니다. 지금 국민 눈높이에는 칼을 든 검찰이나 철갑을 두른 민주당이나 똑같아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계파 간 알력다툼을 하는 상황도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누가 주도권 잡으면 달라지나"며 "제발 노선과 가치와 정책을 가지고 좀 싸워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해식 의원은 "혁신위가 엄정하고 단호한 조처로 당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당을 대여투쟁 전선으로 강고하게 묶어 세워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국민을 실망시켜 온 최근 몇몇 비윤리적인 사건에 대한 대처와 마찬가지로 대여 전선에서 당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는 무책임한 분파주의적 언동에 대해서도 단호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와 민생을 살리는 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 민주당을 다시 세우고 단결과 통합으로 이끄는 일 이 모든 일이 각자 따로일 수가 없다"며 "혁신위의 활동으로 민주당이 국민께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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