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키트루다 나오나"…면역항암제 도전 나선 K바이오

키트루다, 올해 매출 1위 등극 전망
다양한 작용기전…너도나도 출사표

[서울=뉴시스] 국내의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차바이오텍 연구원 모습.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를 제치고 올해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키트루다의 작년 매출은 209억 달러(약 27조원)다. 한국 전체 의약품의 연간 생산액(2021년 기준 25조5000억원)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면역항암제는 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몸속 면역체계를 활용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다. 키트루다처럼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관문(PD-1·PD-L1·CTLA-4)을 봉쇄하는 면역관문 억제제가 한 종류다. 이외에 면역세포 치료제, 면역 바이러스 치료제 등이 있다.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2028년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동아에스티는 이 회사 최초의 면역항암 후보물질인 'DA-4505'를 개발 중이다. 면역계를 조절하는 인자인 AhR(아릴탄화수소수용체) 길항제다. AhR은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종양 세포가 공격받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전임상에서 DA-4505는 AhR을 저해함으로써 종양미세환경에서 억제된 면역반응을 복구했다. 현재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다수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지난 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103'의 국내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ABL103은 종양 항원인 B7-H4와 4-1BB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B7-H4 표적 항체와 결합한 4-1BB 표적 항체를 통해 T세포(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작용기전이다.

또다른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501'도 임상 1상 중이다. PD-L1과 LAG-3라는 두 가지 면역관문을 억제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 아이맵과 개발 중인 'ABL111'은 미국 1상 중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면역항암제 'GI-101'의 글로벌 1·2상을 진행 중이다. GI-101은 CD80과 IL-2 변이체의 기능을 동시에 가진 이중융합단백질이다. 단일 면역관문억제제 또는 IL-2(인터루킨-2) 제제의 단점을 극복하도록 설계됐다.

네오이뮨텍은 T세포 증폭 유도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NT-I7'은 암세포 및 감염세포를 제거하는 T세포 증폭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다른 항암제와 병용 투여해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 2상 등을 진행 중이다.

차바이오텍은 NK(자연살해) 세포를 활용해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CBT101'을 개발 중이다. 난소암, 간암, 위암, 교모세포종 등 다양한 종양 동물모델에서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작년 3월 임상 1상에서도 안전성과 내약성이 나타났다. 이 회사는 건강한 일반인에게서 세포를 채취하는 동종 유래 방식으로도 개발 중이다. NK세포 치료제의 특성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CAR(키메라 항원 수용체)를 도입해 CAR-NK세포 치료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CAR-NK 세포치료제는 혈액에서 추출한 NK세포를 유전자 조작을 거쳐 특정 암세포를 사멸시키도록 만든 면역항암제다.

파멥신은 지난달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PMC-309'의 호주 임상 1a·b상 진행을 위한 신청서(IND)를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PMC-309는 면역 억제 세포에 있는 VISTA 단백질에만 결합하는 특이성을 가진 IgG1 단일클론 항체 치료 후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항암제가 생존기간을 몇 개월 연장하는 수준이었다면, 일부 환자에서 면역항암제가 매우 높은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주류로 자리 잡았다"며 "면역항암 신약뿐 아니라 특허가 만료되는 신약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많은 기업이 뛰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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