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4주년’ 앞둔 ‘놀면 뭐하니?’, 변하지 않는다면 이번이 마지막 재정비 기간일지도[스경연예연구소]
기념일과 위기가 동시에 왔다. 기념일은 그냥 지나가는 그야말로 ‘기념’일지 모르지만, 위기는 만만치 않다. 세 번째 조정기까지 가진 프로그램에 방송사와 대중이 갖는 인내심은 이번이 마지막일지 모른다.
MBC 주말 예능 ‘놀면 뭐하니?’가 2주 동안의 조정기를 마치고 지난 1일 재개됐다. 이전까지 프로그램에 함께하던 정준하와 신봉선이 하차하고 프로그램은 유재석과 하하, 이이경, 박진주, 이미주와 함께 주우재가 합류하는 6인 체제가 됐다.
1일 방송에서는 멤버들이 두 팀으로 나눠 철원과 구봉도로 단체관광객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공개됐다. 변화는 확실히 감지됐다. 지금까지 멤버들을 그래도 아우르면서 진행의 역할에 전념했던 유재석은 새 멤버 주우재에게 날카로운 멘트를 연이어 꽂으며 견제에 나섰다. 이는 주우재가 자신의 대항마로 커 주길 바라는 선배의 ‘예능적’ 관심이었다.
거기에 자막 역시 최근 유행하는 유튜브 콘텐츠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단순화됐다. 더 이상 화려한 자막의 효과에 움직이지 않는 요즘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려는 조치였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기준으로 3.2%가 나와 조정기 전 지난달 10일 방송분 4.3%에 비해 오히려 내려앉았다.
공교롭게도 이번 달은 ‘놀면 뭐하니?’ 출범 4주년을 맞는 해다. 지난 2019년 7월20일 프로그램의 유튜브 채널이 개설됐고, 25일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이 개설됐다. 첫 방송은 27일이었다. 김태호PD가 ‘무한도전’을 마친 후 미국에 다녀온 이후 들어가는 프로젝트였던 프로그램은 김태호PD-유재석 콤비의 두 번째 도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프로그램은 당시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던 ‘부캐릭터(부캐)’를 배경으로 유재석이 다재다능한 여러 모습에 도전한다는 콘셉트를 가졌다. 실제 프로그램은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부캐인 ‘유산슬’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음악과 유재석의 궁합이 잘 맞아 이효리, 비와 함께 한 그룹 ‘싹쓰리’ 역시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후 나온 ‘환불원정대’ 역시 인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김태호PD의 퇴사 이후 프로그램은 갈팡질팡 헤매기 시작했다. 1인체제를 끝내고 ‘무한도전’을 함께 했던 정준하와 하하 그리고 신봉선과 이미주를 영입한 5인 체제가 됐지만, ‘부캐 유니버스’를 버린 프로그램은 그저 그런 야외 버라이어티 중 하나가 돼가고 있었다. 이후 박진주, 이이경이 합류해 7인 체제가 되도 시청률이 답보상태였다.
‘놀면 뭐하니?’의 재정비는 최근이 처음은 아니었다. 2021년 7월17일 MSG워너비 방송이 끝나고 5인 체제로 가기 전 4주의 정비기간이 있었고, 지난해 8월6일 5인 체제에서 7인체제로 가능 과정에서도 3주 정비기간이 있었다. 프로그램은 MBC 예능국의 전폭적인 이해 끝에 세 번의 정비기간을 가졌다.
한 주 가장 시청률의 뜨거운 전장이며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토요일 7시 버라이어티에는 이례적으로 내려진 호의적인 방침이었다. 이는 김태호PD의 유산이자 유재석의 프로그램에 대한 경영진의 믿음이 바탕으로 있었다. 다른 채널의 다른 프로그램이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종의 ‘양해’였다.
결국 새로 바뀐 제작진이 일정 시간 이후 시청률을 반등시킬 수 없으면, 그것까지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놀면 뭐하니?’의 지향점을 제시할 수 없을 경우, 프로그램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한 프로그램에 정비기간을 네 번이나 주는 사례는 어떤 이의 시선으로 봐도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놀면 뭐하니?’에 필요한 것은 멤버의 정비나 제작진의 정비가 아니다.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무한도전’의 리얼 버라이어티는 멤버들의 일상, 멤버들의 관계를 원초적으로 탐구했던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기에 캐릭터가 구축될 수 있었다.
과연 ‘놀면 뭐하니?’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대중에게 명확히 설명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놀면 뭐하니?’의 정비 후 재개는 이번이 마지막일 수밖에 없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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