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우크라서 정보 수집 위해 한꺼번에 100명 요원 파견
미·러 정보당국, 레드라인 안 넘으려 로우키 유지
미국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본부를 둔 미 중앙정보국 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의 힘은 영화에서 자주 보듯 막강하다. '국가의 사업, 정보의 중심(The Work of a Nation. The Center of Intelligence)'이라는 모토 아래 국익을 최우선으로 외국 정부, 기업, 사이버 공간 등과 개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해 정부에 보고하는 임무를 가진다. CIA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수개월간 전현직 정보 당국 관계자 등에 대한 취재를 통해 CIA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CIA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 수뇌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쟁은 두 나라 간 분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방부가 직접 나서지 못하는 영역에 CIA 요원들을 적극 투입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정보 수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CIA는 기본적인 정보수집은 물론 일부 협상에도 관여하고 지원 물자 물류까지도 도맡아 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설명했다.
서방이 지원한 무기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뒷돈을 빼돌리는 현지의 부정부패를 찾아내는 것도 CIA 요원들의 주요 업무다.
미국은 전쟁 발발 이후 공식적으로 자국 군인을 모두 철수시켰지만 CIA 요원의 경우 동시에 100명 가량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때문에 CIA는 어느 때보다 미 국방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CIA가 적극 활용하는 해외 거점은 폴란드다.
폴란드는 냉전 이후부터 CIA 해외 활동에 적극 협조해왔다. 9.11 테러 직후인 2002~2003년 CIA의 비밀 고문 감옥도 폴란드에 있었다. CIA 수장인 윌리엄 번스 국장이 전쟁 발발 한 달 뒤 바르샤바를 방문해 폴란드 스파이 기관과 협정을 맺고 현지에 첩보 허브를 구축했다고 한다.
CIA는 전쟁 이전부터 러시아의 동향을 적극적으로 파악하는 등 이미 깊숙이 개입했다. 전쟁 발발 3개월 전 2021년 11월 번스 국장은 모스크바로 날아가 러시아에 전쟁의 후과를 경고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휴양지인 소치에 머물며 미국의 특사를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번스 국장은 크렘린궁 보안전화로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수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와 우방국에 첩자를 심어놓고 활발한 정보전을 벌이고 있는데, CIA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와 주변 국가에 숨은 러시아 스파이를 색출하고 러시아의 정보 작전을 막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러시아도 CIA가 이번 전쟁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미국과 러시아 간 첩보 활동과 관련해선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수준을 제한하고 있고, 첩보 활동에 있어서 비공식적이지만 서로 간에 잘 알고 있는 가이드라인을 지킨다고 한다. 미국도 이번 전쟁과 관련한 첩보전에서 로우키를 유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확전으로 번지지 않게 하려 한다.
CIA와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전쟁에 미국이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시선을 피하기 위해 극도의 기밀을 유지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 기사에는 실명 인터뷰가 거의 없고, 구체적인 지명이나 이름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
미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미국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등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일부 러시아 본토에 대한 의문의 공격이 벌어질 때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사안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표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크림대교 폭파나 크렘린궁 드론 공격,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괴 등 CIA가 우크라이나군의 군사작전으로 의심하는 상황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CIA는 이들 공격을 사전에 알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미군의 한 정보국 관계자는 "작년 크림대교 폭파 사건 이후 CIA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군에 대한 충분한 통제를 하지 못하거나, 어떤 작전에 대해선 애써 알려고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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