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고 고요하게 나빌레라…시야오 왕 개인전 'allong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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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탕 도산파크는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야오 왕의 개인전 '알롱제'(allongé)를 오는 8월19일까지 연다.
프랑스어 '알롱제'는 발레 무용수들이 훈련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 중 하나로, 동작의 시작이나 끝에 팔을 길게 뻗어 몸이 만들어 내는 선의 연속성에 집중하며 자세를 길게 늘이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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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페로탕 도산파크는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야오 왕의 개인전 '알롱제'(allongé)를 오는 8월19일까지 연다.
프랑스어 '알롱제'는 발레 무용수들이 훈련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 중 하나로, 동작의 시작이나 끝에 팔을 길게 뻗어 몸이 만들어 내는 선의 연속성에 집중하며 자세를 길게 늘이는 것을 뜻한다.
작가에게 알롱제는 손이 캔버스에 닿기 직전, 인지적 평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주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이 순간은 형태를 그리는 작업만큼이나 중요한데, 이 짧은 순간에 그의 마음속 감각적 충동이 최대한으로 확장한다.
그 지점에 도달한 후에야 작가는 찰나의 감각을 넓은 곡선의 획과 응축된 짧고 강한 획으로 휘갈기듯 화면에 새긴다. 이같은 자유로운 제스처의 끝에 다시금 알롱제를 떠올림으로써 각각의 획이 끝나는 지점을 넘어 확장하며 모든 추상적인 흔적이 의도를 온전하게 응축하도록 한다. 작품이 어떤 즉각성을 시사하지만 결코 즉흥적이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알롱제는 또한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과 자신을 동화시킴으로써 자기 몸을 그 주변으로 확장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런 빈공간에 대한 감수성은 신작에서 비슷하게 작용하는데, 캔버스의 많은 부분을 칠하지 않은 채로 남겨두어 자신만의 독특한 획, 구불구불한 곡선과 번짐이 더욱 결연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빈공간은 단순히 텅 빈 표면이나 지각의 공백이 아니라, 작품 안에서 그 자체로 진정한 실체임을 인정함으로써 작가가 영향을 받은 사이 톰블리(Cy Twombly)와 자신의 작업방식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보게 한다.
중국 충칭에서 자란 작가는 화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중국과 서양의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그는 중국 전통 산수화의 특징인 '의도된 여백'을 처음 접했으나 이에 대한 철학적 함의는 수년이 지나서야 깨닫는다.
그의 예술적 성향은 궁극적으로 추상화로 발전했지만 '의도된 여백'에 대한 이해는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대학원 시절 톰블리의 작품을 더 자세히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빈공간을 단순히 칠하지 않은 캔버스 이상의 것으로 인식했다.
'의도된 여백'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인식이 대학원 시절 발레 수련과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작가가 알롱제를 자신의 회화적 방법론으로 채택하고 자신의 작품을 정의하는 신체적 주체성에 더 깊이 관여하도록 하는 기폭제가 되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캔버스 위에 작가의 제스처로 힘차게 쏟아부은 선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순전히 이성적이거나 경험적인 결론을 넘어 의식의 확장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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