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희대 평생교육원 학습 과정 대거 취소…수강생 어디로? [평생교육원 1편]
[EBS 뉴스12]
일부 대학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에서 학점은행제 과정을 들으면, 대학 총장 명의의 학사 학위를 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외부 업체에 위탁했다가 학습 과정 자체가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대학을 믿고 공부해온 학생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진태희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희대 글로벌미래교육원.
수업을 들으면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 약 200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66개의 교육과정에 대해 평가인정 취소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전체 평가인정 과정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법적으로 평생교육원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 학사운영 업무를 위탁 업체에 맡겼다가 교육부 조사에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교육부 관계자
"학점은행으로 하는 거는 대학의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해서 듣도록 하기 위한 거잖아요. 그런데 경희대가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니고 업체가 와서 다 이걸 학사 과정을 다 했단 말이에요."
문제는 수강생들에게 돌아갈 피해입니다.
수강생들은 당장 다음 학기부터 3년간, 평가인정이 취소된 수업들을 들을 수 없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계절학기나 국제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는 등 대안을 찾고 있지만, 수강생들의 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기관으로 옮겨서 수업을 들으면, 경희대 학위를 얻기 위한 최소 수강 요건을 채우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 경희대 글로벌미래교육원 관계자
"(학습자들은 취소돼도 쭉 다닐 수 있는 거죠?) 못 다니죠. 왜냐하면 전공 필수 과목들이 일부가 들어가 있거든요. 잠시 타 학교, 일부 다른 데서 듣거나…."
경희대가 평생교육원 과정을 편법 운영하다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2020년 교육부 종합감사에서도 위탁 업체를 통해 학습자를 모집한 사실이 드러나, 중징계 2명 등 관계자에 대한 징계 처분도 내려졌습니다.
인터뷰: 위탁 업체 전 대표
"학교 이름을 빌려서 우리가 운영한 거나 다름없어요. 근데 원래는 00(업체명)이 아니었는데 교육부 감사 때문에 나중에 감사 지적 사항이 나올 수 있으니까 입찰을 하자고 그래서 입찰 형태로 했던 거예요."
경희대는 일부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위탁 운영을 모두 중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교육부의 처분을 취소하기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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