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펑’ 한밤중 1분여 연쇄폭발… 러 무기고 초토화 됐나
러는 “폭격에 석유창고 화재” 주장
한밤중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시의 건물에 번쩍하는 한 차례 폭발과 함께 불덩이가 솟아올랐다. 이어 조명탄 여러 개가 하늘로 솟아 오르더니 수차례 연쇄 폭발로 이어졌고, 불덩이와 연기의 규모는 점점 더 커졌다. 첫 폭발 20여 초 후 마을 전체를 집어삼킬 듯한 대규모 폭발이 또 한차례 발생하자 불꽃과 파편이 사방으로 튀면서 거대한 불기둥과 연기가 밤하늘을 온통 뒤덮었다. 이런 폭발은 1분여간 계속됐다.
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에 우크라이나가 공습을 벌이면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당시 몇 차례의 폭발음이 울렸고, 도시 상공에서 거대한 연쇄 폭발과 시커먼 연기 기둥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측은 도시 상공에서 거대한 불덩이가 하늘로 치솟는 모습을 담은 공격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했다. 이 영상을 보면 드문드문 건물이 있는 지역에서 공격으로 인해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이 담겼다. 또 트위터 등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한 건물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폭발이 1분여 넘게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해당 공습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엇갈렸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지역에서 러시아군 탄약 기지를 목표로 삼아 파괴했다고 말했다. 공습이 일어난 건물에는 122mm 그라드(GRAD) 로켓 등 각종 무기가 가득 쌓여있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국군 전략 통신실은 “방위군 부대의 정밀 사격 결과 마키이우카의 러시아군 기지가 소멸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러시아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도네츠크 지역의 러시아 책임자인 데니스 푸실린은 “우크라이나가 주거 지역과 병원 단지에 맹렬한 공격을 가했다”며 “부상자 중에는 33개월 된 아기와 7세 소년이 있다”고 말했다. 타스 통신은 이번 공격에 서방이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장거리 로켓과 포탄이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또 마키이우카가 포격을 받아 석유 창고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5개의 연료 탱크에 불이 났고 이 불은 근처로 번졌다고 한다. 사상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주장은 확인된 바가 없으며, 양측은 서로 전쟁에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첫 폭발 이후 조명탄을 비롯한 수많은 2차 폭발이 이어진 뒤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은 이 장소가 무기 창고였음을 시사한다”며 우크라이나군 입장에 힘을 실었다.
러시아가 지난해 9월 도네츠크를 자국 영토로 병합한다고 발표하면서 이 지역은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는 올해 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여 최대 병력 피해를 입혔던 곳 중 하나다. 올해 새해 첫날, 마키이우카의 러시아 신병 임시숙소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최소 89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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