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 흙 파니 마약이···경찰, ‘2만명’ 투약분 압수·7명 검거

윤기은 기자 2023. 7. 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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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D 수거 영상. 서울 용산경찰서 제공

약 2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갖고 있던 마약 제조·유통 조직책과 운반책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혐의를 받는 4명과 이들이 유통한 마약류를 시중에 운반한 혐의를 받는 2명, 마약을 투약한 1명 등 총 7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중 마약 제조, 유통, 운반을 맡은 4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의 은신처, 차량 등 74곳에서 엑스터시 가루 2845.4g과 정제 395정, 액상대마 717.7ml, LSD 946탭 등 약 2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10억1800만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엑스터시 가루를 정제로 만드는 제조기도 수거했다.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4명은 서울과 경기의 은신처에서 마약류를 제조·가공하고, 심야에 렌트카로 서울 일대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마약류를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엑스터시 가루를 정제해 제조하고, 전자담배용 액상대마 카트리지를 만들기도 했다.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운반에 가담한 피의자들은 제조·유통책으로부터 전달받은 마약류를 소분해 수도권 일대에서 일명 ‘던지기 방식’(특정 장소에 물건을 가져다 놓으면 찾아가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이들은 가명의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범죄 수익금을 받았다.

제조·유통책 4명은 모두 20대로, 청소년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동네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모두 마약 투약 전력이 있고, 일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최근까지 교도소에 복역하다 출소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중순 “심야에 수상한 사람이 집 담에 무언가를 두고 갔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주민이 신고한 곳으로 액상대마를 찾으러 온 매수자 B씨를 검거한 경찰은 액상대마를 은닉하고 간 운반책의 동선을 추적한 끝에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를 밀반입하고, 마약류 판매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한 상선과 운반책, 매수·투약자들을 추가로 검거하고, 범죄수익금의 향방을 추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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