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에 뭔가 '툭'" 신고에…마약 10억원 어치 제조·유통 일당 덜미
서울용산경찰서 지난 3일 엑스터시, LSD, 액상대마 등 마약류를 제조·유통한 A씨(28) 등 4명과 이들이 유통한 마약류를 시중에 운반한 P씨(26) 등 운반책 3명, 매수 투약한 L씨(39) 등 8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이 가운데 제조·유통책과 운반책 4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주거지와 은신처, 차량 등에서 엑스터시 가루 2845.4g과 정제 395정, 액상대마 717.7ml, LSD 946탭 등 2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10억1800만원 상당의 마약류와 엑스터시 가루를 정제로 만드는 제조기를 압수했다.
또 운반책 P씨 등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116개소의 마약류 은닉 장소를 특정했다. 이들 장소를 집중 수색한 끝에 74개소에서 LSD, 액상대마 등 마약류를 상당량 회수해 시중에 마약류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를 포함한 제조·유통책 4명은 청소년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선후배 관계로 파악됐다. 이들 모두 마약을 투약한 전력이 있고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최근까지 교도소에 복역하다 출소한 이도 있다.
A씨 등은 확인되지 않은 경로로 확보한 엑스터시 가루를 제조기를 이용해 정제로 제조하고 액상대마 원액을 주사기를 이용해 전자담배용 액상대마 카트리지를 만들어 LSD 등 마약류와 함께 대량으로 운반책들에게 전달하는 마약류 제조·유통을 맡은 핵심 조직원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5월 '심야에 수상한 사람이 집 담에 무언가를 두고 갔다'는 시민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물건을 찾아 확인해보니 액상대마로 밝혀졌다.
경찰은 액상대마를 은닉한 운반책을 추적하는 한편, 숨겨 놓은 액상대마를 누군가 찾으러 올 것을 예상하고 수사를 이어갔다. 신고 하루 뒤 액상대마를 찾으러 온 매수자 L씨를 검거하고 액상대마를 은닉하고 간 운반책의 이동 동선을 추적해 지난달 12일 수도권 인근 은신처에서 P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경찰은 P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유통하지 못한 다량의 LSD 등 마약류를 발견하고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마약류를 받아온 장소를 확인했다. 이를 은닉한 상선 유통책을 추적해 A씨 등 4명의 제조·유통책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들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추적을 피해 도피하다 순차로 검거됐다.
A씨 등 4명은 △마약류 공급 △제조 △유통 △제조·은신처 및 편의 제공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활동했다. 서울과 경기도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불상의 상선으로부터 공급 받은 마약류를 제조·가공하고 렌트카를 대여해 주로 심야시간대에 서울 일원을 돌아다니며 주택가 일대에 다량의 마약류를 은닉하는 방법으로 유통했다.
이들이 유통한 마약류는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모집된 P씨와 같은 운반책들에 의해 곧바로 회수되고 회수된 마약류는 판매 가능한 소량으로 재분배돼 수도권 일대 매수 투약자들에게 '던지기 방식'으로 유통됐고 가명의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판매돼 막대한 범죄수익을 창출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제조·유통책이 마약류 밀반입과 텔레그램 대화방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정황을 포착하고 아직 검거되지 않은 상선과 운반책, 매수·투약자들을 검거하고 범죄수익금의 향방을 추적하는데 수사에 총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마약류를 유통하는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인 제보를 한 시민에게 감사장과 함께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익명성과 비대면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마약류 제조 유통 사범을 검거한 것은 드문 사례"라며 "국민의 정신과 건강을 황폐화하는 마약류 제조·유통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 역량을 집중해 끝까지 추적하여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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