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자포리자 원전 폭발 징후 발견 못해...더 많은 조사 필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상대방이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파괴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전 안전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5일(현지시간) 원전 내에 지뢰나 폭발물이 있다는 징후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으나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IAEA는 이날 성명을 내고 “IAEA 전문가들은 최근 몇주 동안 대형 냉각수조 주변 일부 구간을 포함해 시설 일부를 검사했으며 정기적으로 현장 곳곳을 둘러보았으나 지금까지 지뢰나 폭발물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IAEA는 이어 “전문가들은 지뢰나 폭발물이 없는지 확인하는 데 필요한 추가 접근을 요청했다”면서 “특히 터빈 홀 일부와 발전소 냉각 시스템의 일부에 대한 접근은 물론이고 원자로 3호기와 4호기 옥상에 대한 접근이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지붕에 ‘폭발물과 유사한 물체’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아마 (자포리자) 원전 공격을 모의 실험하기 위한 것일 것”이라면서 “자포리자 원전을 위험하게 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러시아뿐이라는 점을 전 세계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자국 정보기관이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테러 공격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방사능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자포리자 원전을 접수한 러시아 원전 운영사 로스에네르고아톰 사장 고문 레나트 카르차아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5일 밤 원전을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5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에 대해 사보타주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2월 개전 직후 러시아군에 점령된 이후 주변 지역에서 교전이 이어지면서 방사능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달 인근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이 폭발로 파괴되면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카우호카 댐 폭파와 관련해서도 서로 상대방이 저지른 짓이라고 주장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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