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기 동안 KLPGA투어 선수들의 의상이 변하는 이유[김정훈의 리플레이스]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전반기 일정이 이제 단 2개 대회만 남았습니다. 이번 시즌 KLPGA투어는 총 32개 대회로 이뤄져 있는데 그중 17개 대회를 전반기에 치릅니다. 7일 시작하는 대유위니아·MBN여자오픈과 13일 막을 올리는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을 끝으로 2주간 휴식기에 들어갑니다. 무더운 여름 날씨를 고려해 투어도 잠시 쉼표를 갖는 것입니다.
지난 시즌 전반기에 단 한 차례도 ‘톱3’에 진입하지 못했던 박현경(23)은 후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후반기에만 준우승 2차례를 포함해 톱3에 세 차례 진입했습니다. 박현경은 그 비결로 “휴식기 동안 제가 샷감이 좋았던 때의 영상을 여러 차례 돌려봤다”며 “후반기 첫 대회 시작 전에 뭔가 감이 ‘딱’하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 선수들은 바이오 기업을 가장 선호
그런데 이 휴식기 동안 선수들보다 더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선수들을 관리하며 선수들의 후원 등 계약을 총괄하는 매니지먼트사입니다.
특히 모자 정중앙 등에 브랜드를 노출하는 메인 후원사가 주로 교체되는 연초와 달리 이 기간에는 주로 옷깃이나 팔 등에 브랜드가 노출되는 서브 후원사에 대한 계약이 이뤄집니다. 큰 금액이 들어가는 메인 후원사는 보통 1개 시즌을 아우르는 1년 단위로 이뤄지지만 메인 후원에 비해 적은 금액이 들어가는 서브 후원의 경우 6개월 등 계약 기간이 다양합니다. 이 때문에 7월 1일을 기준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서브 후원사가 꽤 됩니다.
그렇다면 한국 여자 프로골프 선수들은 어떤 후원사를 가장 선호할까요.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자신을 후원해주는 기업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고 있어 특별한 내색을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비타민이나 미용, 건강용품 등을 판매하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여성 선수에게 깨끗한 이미지를 심어줘 선수들이 제약사 후원을 가장 반기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160주간 세계랭킹 1위를 기록 중인 고진영(28)도 왼쪽 옷깃에 ‘리쥬란’을 부착하고 있습니다. 리쥬란은 의약품 등을 판매하는 파마리서치의 제품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리쥬란의 후원을 받다가 계약이 종료됐던 박현경도 멀미약 ‘키미테 패치’ 등을 판매하는 명문제약과 최근 서브 후원을 맺으면서 다시 바이오 기업의 후원을 받게 됐습니다. 박현경은 이번 시즌 남은 대회 동안 왼쪽 옷깃에 명문제약 브랜드를 부착하고 뛸 예정입니다.
● ‘풀 라인’ 정책 고수하는 나이키-하이트진로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는 독자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브랜드로만 모자와 의상 대부분을 채운 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를 ‘풀 라인’이라고 합니다. 메인 후원사와 계약을 하면서 서브 후원을 하지 못하는 대신 서브 후원사의 자리를 모두 메인 후원사의 브랜드로 채우는 것입니다. 서브 후원을 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좋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루키 등 신인 선수들의 경우 투어에서 성공할지 하지 못할지 모르기 때문에 서브 후원 계약이 대부분 잘되지 않습니다. 이런 선수들의 경우에는 서브 후원 계약에 대한 부담을 메인 후원사가 덜어주는 것입니다.
2019년 우즈가 14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상황을 보면 나이키가 이 같은 정책을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당시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우즈가 경기를 펼치면서 나이키 브랜드를 노출한 효과는 약 2254만 달러(약 293억 원)란 분석이 있습니다. 만약 나이키 외에 다른 브랜드가 섞여 있었다면 이렇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KLPGA투어 선수 중에서는 손예빈(21), 이지현7(21)이 나이키의 풀 라인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올 시즌 휴식기를 거친 뒤 독자들께서 응원하던 선수들의 의상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를 함께 응원해주는 기업이 어디인지, 혹은 응원해주던 기업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면서 경기를 본다면 새로운 재미를 찾으실 수도 있습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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