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초강수에… 백기 든 캐나다, 보조금 15조 약속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건설 재개
두달 전 협상 난항에 공사 중단
캐나다 정부 "美 수준으로 지급"
尹대통령, 정상외교로 지원사격
LG엔솔 글로벌 확장 탄력 받아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캐나다 합작공장 설립 부지에서 지난 3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캐나다 정부로부터 합작사인 '넥스트스타 에너지'의 재정 지원을 받는 데 성공했다. 양사의 '건설 중단'이라는 초강수에 캐나다 정부는 15조원(150억캐나다달러)이라는 파격적인 수준의 보조금을 약속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캐나다 온타리오주 지역 내 배터리 셀·모듈 생산의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는 계약서에 최종 사인했다"며 "캐나다 정부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동등한 수준의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지난 5월 15일부로 중단했던 배터리 모듈 공장 건설을 즉각 재개하기로 했다. 양사는 캐나다 정부와의 보조금 협상이 난항을 겪자 공장 건설을 중단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받게 될 보조금 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사가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세웠을 경우, IRA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반영한 금액 수준이라는 평가다. 마크 스튜워트 스텔란티스 북미 최고운영책임자는 "IRA는 북미의 생산 환경을 완전히 바꿔 이와 동등한 수준의 지원 없이는 캐나다 내 경쟁력 있는 배터리 생산이 어렵다"며 "캐나다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IRA와 대등한 경기장이라는 약속을 이행해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양사가 받는 보조금 규모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3월 폭스바겐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9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에 따라 캐나다 정부로부터 12조8000억원(130억캐나다달러)의 세액공제를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온타리오주에 폭스바겐보다 규모가 적은 연간 45GWh 규모의 공장을 짓지만, 받게 되는 보조금 규모는 이보다 더 큰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합의에 대해 "캐나다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끌어 내고, 당사와 스텔란티스의 입장이 명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한 한국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합의 과정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한-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 정상회담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연대 강화를 약속했고, 외교부와 산업부 장관간 최초로 개최된 고위급 경제안보 대화 등을 통해 긴밀한 협력을 다짐했다.

당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방한 때 경제인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과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스타 에너지가 캐나다 정부와 배터리 생산 보조금 지급 조건에 최종 합의하면서 당초 목표인 2024년 공장 가동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장 가동으로 캐나다에는 약 25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캐나다 정부 모두에게 뜻 깊은 결정이며 향후 북미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내 핵심 기지로 성장할 신규 공장의 건설을 재개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