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 틴탑 그만 두고 막노동 하는 근황 "하루일당 7만원, 지금이 더 행복"

강선애 2023. 7. 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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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그룹 틴탑 출신 캡(본명 방민수)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근황을 공개했다.

4일 유튜브 채널 '직업의 모든것'에는 '하루일당 7만원 받지만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는 아이돌 가수'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서 '직업의 모든 것' 측은 "오늘 만나볼 분은 원래 유명 아이돌이었는데 지금은 그만두고 막노동을 하신다고 한다. '막노동을 한다'는 표현은 출연자 본인의 표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등장한 캡은 "틴탑의 캡이라고 예명을 썼고, 두 달 전에 (아이돌을) 그만뒀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캡의 집에는 약이 가득 있었다. 캡은 "제가 수면제 복용을 5년 정도 하고 있다. 아이돌로 일하며 어느 순간 스트레스가 팍 왔다. 잠을 이틀이나 삼일에 한 번씩 자더라. 술을 엄청 마셔도 잠을 못 자서, 그때부터 술을 줄이는 대신 수면제를 먹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우울증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냐 묻자 캡은 "우울증보다 공허함이 컸다. 제가 다른 자아를 생성해야 하지 않나. 공적인 자리에 갔을 때 방민수가 아니라 캡으로 가는데, 캡으로 박수를 받다가 집에 와서 방민수로 있으면 갭 차이가 크다 보니 그 사이가 메워지지 않아 너무 공허했다.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찾아와서, 연예계에 안 좋은 일이 많은데 나도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수면제를 먹으며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돌을 그만둔 캡은 예초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모바일 앱을 통해 고객의 예초 신청을 받는 캡은 "저희 집에서 반경 50km 내로 다 간다"며 이날 예약된 업무를 위해 예초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이어 자신의 벤츠 차량으로 간 그는 외제차라 주목하는 제작진에 "8년 된 차다. 마크만 삼각이다"라며 번호판이 떨어지려고 하고, 고라니에 치여 한쪽이 망가졌다고 설명했다. 캡의 차량 안에는 예초 용품이 가득했다.

캡은 "저는 연예인보다 이게 적성에 더 잘 맞는다"고 예초 작업에 애정을 드러냈다. 또 "예초만으로는 한 달 100만원 이상은 벌고 있다. 건당으로 받는데 100평당 5만원에서 7만원까지 받는다. 100평 하는 데 20분 정도 걸린다"며 구체적인 벌이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후 구슬땀을 흘리며 예초 작업을 마친 캡은 "사소한 기술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다. 예초가 도시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필요한 부분이 많다. 사람들이 많이 필요로 하는 분야인데 잘 모르더라. 단가도 비싸고, 별 기술은 아니지만 기술은 있어야 하니까 일반 막노동보다는 돈을 훨씬 많이 준다"고 말했다. '막노동'이라는 언급에 대해 그는 "건설 현장만 막노동이 아니라, 몸을 쓰는 직업은 거의 막노동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때 연예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생활과 막노동을 하는 현재에서 괴리감을 느끼지 않냐고 질문하자 캡은 "사람들은 왜 연예인을 그만두고 저러고 있을까 생각할 것 아닌가. 제가 생각하는 직업은 자신이 커리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예초를 하고 손님들이 리뷰 좋게 남겨주고 그런 게 오히려 더 커리어처럼 느껴진다"며 "저에게는 오히려 아이돌이 막노동이었다. 커리어가 남는다는 기분이 아니라 감정노동, 막노동, 육체노동이었다. 그리고 제가 카메라를 무서워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또 지금이 더 보람차다는 캡은 "(아이돌을 계속했다면) 제 현재 수입보다 몇 백을 더 벌었을 텐데, 그게 더이상 중요하지 않더라. '너네 돈 많이 벌지 않냐, 감수해라' 하는데 그럴 바엔 내가 돈을 포기하고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거다. 행복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캡은 아이돌 연습생 시절 '칼군무'를 위해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12시간씩 같은 춤을 연습하던 당시에 대해 설명했다. 또 휴대폰을 뺏기고, 근처 편의점을 가려해도 소속사의 허락을 받아야 했던, 통제가 많았던 아이돌 생활에 대해서도 전했다.

제작진이 "아이돌 분들 대단하다"라고 언급하자 캡은 "(아이돌이) 노력을 많이 한다. 근데 좀 걱정이 되는게, 데뷔 전에는 모르고 육체노동만 하면 된다. 열심히 하면 잘 되겠지, 기대하며 연습한다. 데뷔하는 순간부터 육체노동에서 감정노동으로 바뀐다. 그때부터 진짜 아이돌 생활이 시작된다. 스트레스 많이 받고"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캡은 지난 2010년 틴탑으로 데뷔해 활동해 오다가 지난 5월 그룹에서 탈퇴했다. 탈퇴 직전 캡은 라이브 방송 중에 욕설을 하고 컴백하기 싫다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캡은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저는 긴 시간 제게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다 느꼈다. 이제 그만 그 옷을 벗고 싶어 옳지 못한 행동을 저지르게 됐다. 변명의 여지없이 제 잘못이고 불찰이다"라며 "제 철없는 행동까지 이해해 준 동생들과 회사에게 미안하고. 또 당황하셨을 팬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 컴백을 위해 애쓰고 있었던 틴탑 멤버들과 회사 식구분들에게 더 이상 피해가 없길 바라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한 바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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