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40여년 만에 마음의 ‘생선 가시’를 뽑았다
한국어판 9월 문학동네에서 출간
1980년 문예지에 낸 단편이 토대
“다시 다듬어 쓰며 마음 편해졌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한국어판 출판사가 문학동네로 결정됐다고 이 출판사가 6일 알렸다. 문학동네는 9월 한국어 번역본을 출판할 것이라고 했다.
문학동네는 “저작권자 측이 ‘다수의 출판사로부터 들어온 오퍼를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문학동네가 금액 조건이 가장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다각도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최종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지난 5일 메일로 알렸다”고 전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1980년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한 단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토대라고 한다. 하루키는 작가 후기에서 “내가 쓴 소설 가운데 책이 되어 나오지 않은 것은 거의 없을 텐데, 이 작품만은 일본에서도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아직 한 번도 출판되지 않았다”고 썼다.
소설 배경과 설정은 1985년에 발표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활용됐다.
문학동네가 전한 소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삼십 대의 남자 주인공이 십 대 시절에 글쓰기라는 같은 취미를 공유했던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그녀가 말한 ‘사방이 높은 벽에 둘러싸인, 아득히 먼 수수께끼의 도시’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작가가 그간 천착해온 상실과 재생의 주제를 다루며 평행세계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소설은 3부로 구성됐다.
문학동네는 “70대의 작가가 청년 시절 미완의 작품을 43년 만에 완성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거장 하루키가 43년이라는 시간의 벽을 넘어 청년 하루키를 만나 마침내 자신의 세계관을 완성해가는 여정”이라고 했다.
하루키는 “이렇게 다시 한번, 새로운 형태로 다듬어 쓸 수 있어서(혹은 완성할 수 있어서) 솔직히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 나에게 이 작품은 줄곧,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불편한 존재였으므로. 그것은 역시 나에게(나라는 작가 그리고 나라는 인간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생선 가시였다. 사십 년 만에 새로 고쳐 쓰며, 한번 더 ‘그 도시’에 되돌아가 보고 그 사실을 새삼 통감했다”고 적었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지난 4월13일에 출간됐다. 문학동네는 7월 초 기준 약 27만부가 판매됐다고 전했다. 오리콘차트 집계 2023년 상반기 서적 판매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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