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EU, ‘유전자교정작물’ 규제 푼다

김현아 기자 2023. 7. 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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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등으로 날로 높아지는 식량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이 새로운 게놈 기술(NGT)로 생산된 농작물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EU 최고법원이 2018년 유전자 편집 농작물도 GMO와 같은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판결한 지 5년 만에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과 달리 다른 유전자와의 재조합 없이 유전자 가위 기술로 자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잘라내 생산된 작물로, '새로운 게놈 기술(NGT)'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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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자원 지속 이용’ 초안 발표
‘유전자 변형’ 농산물과 달리
자체 유전자만 편집한 작물
식량위기 대처 위해 허용 추진
환경단체 “안전무시” 우려 표명

기후변화 등으로 날로 높아지는 식량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이 새로운 게놈 기술(NGT)로 생산된 농작물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해충과 질병에 더 강한 NGT 작물이 시장에 대거 유입되며 소비 패러다임이 바뀔 전망인 가운데, 환경론자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5일 EU 전문매체 유락티브·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집행위원단 주간 회의가 끝난 이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천연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 패키지 초안을 발표했다. NGT 작물을 유전자변형농산물(GMO)관련 법률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초안의 핵심으로, NGT 작물 중 자연적으로 유전자 편집이 이뤄졌거나 재래식으로 육종돼 기존 식물과 비슷하다고 분류되는 경우 일반 농작물과 동일 취급하겠단 계획이다.

GMO 재배에 엄격한 규제를 가하던 EU가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식량 안보 문제가 극심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EU 최고법원이 2018년 유전자 편집 농작물도 GMO와 같은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판결한 지 5년 만에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대신 복잡한 교배 과정을 거친 NGT 작물의 경우에는 다른 GMO 작물처럼 위험 평가를 거쳐야 출시할 수 있게끔 할 예정이다. 또 판매 시에는 ‘NGT 작물’임을 명기해야 한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우리가 좋은 조상이 되고 싶다면, 또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를 보존하고 싶다면 ‘체리 피킹’(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을 할 수는 없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집행위가 초안은 완성했지만, 집행위·이사회·유럽의회 간 3자 협상을 거쳐야 해 실질적 시행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식품 기업들 사이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하면 기후변화에 더 잘 적응하고, 질병과 해충에 버텨내는 농산물을 생성할 수 있어 살충제 역시 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안전과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조치”라고 반대하고 나섰다. 그린피스 EU 소속 에바 코랄은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제품이 안전성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 식탁에 오르는 GMO에 대해선 예외가 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 용어설명 - 유전자교정작물

유전자변형농산물(GMO)과 달리 다른 유전자와의 재조합 없이 유전자 가위 기술로 자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잘라내 생산된 작물로, ‘새로운 게놈 기술(NGT)’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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