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12.1조 늘어…고금리에 대출 '역대 최저'

김혜지 기자 2023. 7. 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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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계 여윳돈이 1년 전보다 약 12조원 늘었지만 이는 대부분이 고금리 등쌀에 떠밀려 대출금을 크게 줄인 결과로 나타났다.

1분기 가계 자금조달은 마이너스(-) 7조원으로 1년 전의 플러스(+) 24조4000억원과 비교해 31조4000억원 급감했다.

이 중 대출이 -11조3000억원으로 1년 전의 21조4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추락했다.

특히 기업들은 올 들어 회사채 발행 여건이 나아지자 채권 발행은 늘렸지만 높은 대출금리, 부진한 경기전망 등에 대출을 축소하면서 조달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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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대출 줄였지만…이익축소에 자금부족 확대
정부는 한은 차입금 '역대 최대' 31조원으로 늘려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 가계 여윳돈이 1년 전보다 약 12조원 늘었지만 이는 대부분이 고금리 등쌀에 떠밀려 대출금을 크게 줄인 결과로 나타났다.

기업들도 조달을 줄였지만 영업이익 축소에 따라 자금 부족 규모가 오히려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1분기 순자금운용액은 7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12조1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순자금운용액은 자금 운용액에서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순자금운용액이 0을 넘긴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에 넣거나 투자해 기업·정부 등 다른 주체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는 2020년 1분기(81조원) 이후 최대였다. 이번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분기 가계 순자금운용이 불어난 것은 소득이 1년 전과 비슷하고 소비도 크게 튀지 않았던 반면에 주택 투자는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는 특히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잦아들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조달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가계 자금조달은 마이너스(-) 7조원으로 1년 전의 플러스(+) 24조4000억원과 비교해 31조4000억원 급감했다.

이 중 대출이 -11조3000억원으로 1년 전의 21조4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추락했다.

가계 조달과 대출이 이 정도로 떨어진 것은 2008년 말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문혜정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다만 주택도시기금, 버팀목, 전세대출 등의 취급이 늘면서 정부 융자는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한은 제공)

가계의 자금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 주식시장 부진 등에 따라 저축성 예금과 채권의 운용은 증가했으나 주식 운용은 축소됐다.

가계의 저축성 예금 운용은 50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9000억원 늘었으며, 채권 운용은 4조6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조원 늘었다.

반대로 주식 운용은 -2조9000억원으로 1년 전의 14조원과 비교해 15조원 넘게 줄었다.

그만큼 예금·채권으로 가계 여윳돈이 몰렸으며 일반인 주식 투자 열기는 뚜렷이 식었다는 의미다.

다만 3개월 전에 비하면 가계의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자산의 비중은 증가했다. 문 팀장은 "예금자산 비중은 작년 말 43.5%에서 44.5%로, 주식자산 비중은 17.8%에서 19.8%로 상승했다"면서 "작년 말에 비해 주식 거래 감소 폭이 줄고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자산 잔액 비중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사진) /뉴스1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순조달 규모가 42조3000억원으로 1년 전 35조3000억원에 비해 7조원 확대됐다.

수출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 등으로 기업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들은 올 들어 회사채 발행 여건이 나아지자 채권 발행은 늘렸지만 높은 대출금리, 부진한 경기전망 등에 대출을 축소하면서 조달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조달은 1분기 -3조9000억원으로 1년 전(117조8000억원)보다 100조원 넘게 증발했다. 이번 조달 규모는 역대 최저치였다.

이 중 기업 대출이 1년 새 36조5000억원 줄어든 1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일반정부의 경우 경기둔화, 부동산 시장 위축 등에 국세수입이 감소하면서 순조달 규모가 10조7000억원에서 23조1000억원으로 1년 만에 약 2배 확대됐다.

정부 조달 중 금융기관 차입은 역대 최대인 31조원으로 집계됐으며 한은 대출금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문 팀장은 "정부에서 국채 발행을 조금 덜한 대신 한은 차입금을 많이 조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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