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인터뷰] '데뷔 2년차' 노윤서, 반짝반짝 빛나는 원석

황소영 기자 2023. 7. 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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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노윤서가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찌 오스테리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혜성' 같은 신예가 등장했다.

데뷔 2년 차이기에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지만 그래서 그 자체로 매력적인 배우 노윤서(23). 첫 시작부터 남달랐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2022)로 데뷔해 영화 '20세기 소녀' 드라마 '일타 스캔들' '택배기사'까지 쉴 틈 없는 연기 행보를 보여줬고 3 연속 흥행까지 거뒀다. 신인의 풋풋함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채 가득한 연기로 작품을 수놓았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신인연기상의 주인공이 됐다. 트로피를 마주한 노윤서는 "생각보다 무겁다"라며 "와! 신기하다"란 반응을 보였다. 순수함이 깃든 이 미소 순식간에 바라보는 사람까지 함박미소를 짓게 했다.

-다시금 수상을 축하한다. 솔직히 시상식 당일 수상을 예상했나.


"기대나 예상보다는 5 분할 화면이 떴는데 나만 파랗게 나와서 '어?' 이러고 있었다. 카메라에 내가 잡히니 어색해서 낯 가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거 말고 별다른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도 긴장했던 것 같다."
-본인의 이름이 호명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일단 나가야 하지란 생각에 '어어어' 이러면서 나갔다. '누구 이름을 말해야 하지? 어떻게 뭘 말하지?' 생각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웃음)"

-수상 영상을 본 적 있나.

"사실 '아이고'를 그렇게 많이 한 줄 몰랐는데 많이 했더라. 진짜 머리가 하얗게 되어서 눈동자가 (카메라의) 정면을 본 적이 없었다. 중간중간 머리가 하얗게 되어 힘들었다."

-그래도 곁에 작품을 같이 했던 동료들이 있었다.

"그래서 너무 든든했다. 이런 큰 시상식에 처음 가보는데 같은 테이블에 같이 작품 했던 변우석 배우도 있고 선배님들(전도연·정경호)도 있으니 좋았다. 시상식 현장에선 선배님들이 내가 수상 소감을 할 때 그런 표정을 지은 줄 몰랐는데 (다시 보니) 너무 감사하더라. 보면서 또 감사하다고 연락했다."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무대에 올라가서 일이랑 촬영 생각만 해서 가족들 얘기와 사랑해 준 분들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지 못했다. 끝나자마자 가족들에게 해명 문자를 보내고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말하고 그랬다. 정신이 없었다. 남동생도 축하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외 별다른 말은 없었다."

-수상을 한 게 이젠 실감이 나나.

"지금까지도 받은 지는 잘 모르겠는데 작품을 같이 했던 감독님, 선배님들이 축하를 해준다. '오! 백상 신인상~"이라면서 많이 놀린다. 그럴 때 탔나 싶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노윤서가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찌 오스테리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백상은 어떤 의미의 상으로 다가오고 있나.

"받은 만큼 더 열심히 해서 인상적인 모습, 재밌는 작품을 많이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매사 감사하며 살자'를 머릿속에 모토로 새기고 살고 있다. 소중함을 잃지 않고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려고 한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제76회 칸 영화제에 깜짝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곳에서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양자경 등과 만났더라.

"브랜드 초청으로 가서 열심히 구경하고 영화로만 보던 분들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먼저 요청하기도 하고. 정말 꿈꾸고 온 것 같다. 니스도 그렇고 칸도 그렇고 재밌는 경험을 하고 온 것 같다. 양자경 선배님과 함께했는데 말해주는 것들 마음에 새겨듣고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고 온 것 같다. 다음에 (칸 영화제에) 후보로 정말 가면 좋을 것 같다."

-초고속 성장캐다. 데뷔 2년 차에 이런 성과를 냈다.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선배님들 따라가기 바빴다. 배우면서 계속 찍었던 것 같다. '일타스캔들' 선배님들과 지금도 자주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내가 노력을 해야겠지만 이런 소중한 인연들이 쭉 이어지길 바란다. 결국엔 인연이 남는다고 생각한다. 함께한 분들 덕분에 '일타스캔들'이란 작품이 나왔고 이런 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블루스'가 데뷔작이라 너무 좋다. 현장 자체도 좋았다. 정말 행복하게 재밌게 촬영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현장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안 좋은 기억이 없다. 내 운을 초반에 다 쓴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나부터 잘하면 그런 재밌는 현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현장의 재미를 좀 더 알아가고 싶다."
-2018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더라.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아무래도 전공자 분들도 있으니 함부로 도전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처음엔 컸다. 그러다 배워보고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고 배우면서 점점 열정이 커져 이렇게 된 것 같다. '우리들의 블루스' 오디션에 붙기 1년 전부터 연기학원에 다니며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디션을 3학년 1학기 초반쯤에 본 것 같은데, 졸업하기 전에 하나쯤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습했었는데 '우리들의 블루스' 오디션에 4차까지 붙어서 '와우, 이게 맞나' 그랬던 기억이 난다."

-연기가 재밌던 이유는.

"스스로 말하려니 웃긴데.(웃음) 예전보다 나아지는 포인트들이 보였고 그 변화들이 성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를 하면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변화들에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꼽는다면.

"'우리들의 블루스'다. 지금도 미술(이화여대 서양화 전공)이 좋다. 작업실이 없어서 활발하게 하지 못하는데 이게 주가 되지는 못할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그만큼 열심히 하지 않나. 미술은 잘 될 때도 있고 또 안 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술이 싫어진 건 아니었고 연기에 재미가, 욕심이 생겨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노윤서가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찌 오스테리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노윤서가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찌 오스테리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데뷔 후 공백 없는 열일 행보더라.

"감사하게 그렇게 됐다. 그래도 일단 맡았으면 잘 해내고 싶고, 다른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다 끌고 가려고 해 봤다. 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잘 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올해 초 대학을 졸업했다.

"지금까지 한 것들이 아까워서 정말 꾸역꾸역 했다. 더 많은 학기가 남았으면 포기했을 수 있는데 2학기 정도 남아서 학위를 꼭 따야겠다고 생각했다."

-승부사 기질이 느껴진다.

"게으른 완벽주의라서.(웃음) 그렇게 똑 부러지고 매사 계획 세워서 하는 건 아니다. 일을 저지르고 나서 '미래의 내가 하겠지!' 꾸역꾸역 그렇게 하는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마쳐야 하니까. 근데 정작 하면서 또 못 하는 건 싫으니까 최대한 열심히는 한다."

-첫 촬영 현장에 갔을 때 기억이 나나.
"모델하면서 카메라가 많고 스태프들이 많은 것엔 익숙했다. 캐릭터적인 면에 있어서는 데뷔작인 걸 아니 감독님, 스태프들이 엄청 챙겨줬다. 덕분에 난 내 것에만 집중하면 됐다. 디렉팅도 세세하게 해 줬다. 신기한 점도 많고 버거운 점도 있었는데 어떻게 미미하게나마 헤쳐나가지긴 하더라."

-요즘 고민은.

"고민이나 스트레스가 별로 없는 편이다. 아, 잠을 너무 많이 잔다. 늘 더 자고 싶다."

-근황을 전해달라.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어제도 학원에 다녀왔다. 도로주행까지 해서 곧 딸 수 있을 것 같다. 뭔가를 계속 배우고 싶다. 액션 스쿨을 한 달 정도 자의로 다녔다. 일주일 동안 세 시간씩 네 번 가고 그랬던 것 같다. 더 다니고 싶었는데 해야 할 것들이 있어 못 갔다."

-액션에 대한 욕심이 있어 다녔던 것인가.

"몸을 좀 잘 쓰고 싶었다. 근데 함부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다.(웃음) 액션 팀이 정말 존경스럽더라. 보통 일이 아니었다. 감이 잡힐만할 때 그만뒀는데 계속 다니면 체력도 늘고 몸도 좀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더라. 앞으로 액션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내가 할 수 있는 한 다양한 모습, 내가 표현해 낼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다. 특별하게 정해둔 건 없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 사람들이 보고 힘 얻을 수 있을 만한, 인상적일 수 있을 만한 것들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신만의 '소확행'이 있다면.


"날씨 좋은 날 음악 들으며 산책할 때, 맛있는 거 먹을 때 제일 행복한 것 같다."

-독립을 꿈꾸지 않나.


"너무 하고 싶은데 (독립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안다. 독립적인 성향이 있어서 독립이 좋은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언젠가 독립은 하겠지만 지금은 키우고 있는 강아지도 있고 좀 더 본가에서 즐기다가 나가려고 한다."

-올해 계획은.

"요즘 단기 목표로 살아가고 있다. 눈앞에 있는 것들을 잘 해내자란 생각이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연기를) 오래 하고 싶다. 과거 인터뷰에서도 말했던 것 같은데 동료나 감독님, 선후배님들에게 같이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고, 관객들에겐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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