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기업 자금부족액 7조 확대…가계 여윳돈은 역대 두번째로 많아져

하상렬 2023. 7. 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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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출 감소세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로 기업들의 자금 부족액이 1년 사이 7조원이나 확대됐다.

가계 여윳돈은 부동산 경기 둔화로 주택투자가 부진하면서 2009년 통계 개편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한은은 "수출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 등으로 기업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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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분기 자금순환 잠정치 발표
기업 순자금운용액 마이너스 42.3조원
수출 부진에 영업이익 축소돼 자금사정 어려워져
가계 순운용 76.9조…주택투자 부진으로 규모 확대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수출 감소세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로 기업들의 자금 부족액이 1년 사이 7조원이나 확대됐다. 가계 여윳돈은 부동산 경기 둔화로 주택투자가 부진하면서 2009년 통계 개편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사진=이데일리DB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비금융법인, 기업들의 순자금 운용은 마이너스(-) 4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순자금 운용은 현금 및 예금, 주식 등 금융자산 거래액에서 대출, 채권, 주식발행 등 자금 조달 거래액을 차감한 것이다.

순자금 운용이 마이너스를 보였다는 것은 자금을 빌려주기보다 다른 경제주체로부터 자금을 더 조달했다는 의미다. 기업들은 자금을 빌려와 투자 등을 하기 때문에 순자금 운용은 마이너스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엔 그 규모가 커졌다. 1년 전(-35조3000억원)에 비해 7조원이나 조달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한은은 “수출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 등으로 기업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월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기업의 자금 조달과 운용이 모두 감소했다. 운용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 비금융법인의 대출 등 자금 조달은 -3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117조8000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2012년 4분기(-6조3000억원) 이후 최저치이다.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되면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채권발행이 확대됐지만, 높은 대출금리와 부정적 경기전망 등으로 대출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크게 줄었다. 현금 및 예금은 -46억2000만달러를 기록, 1년 전(82조5000만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기업실적 부진, 금리부담 등으로 예금 인출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가계의 여윳돈을 의미하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7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64조8000억원)에 비해 11조9000억원이나 확대된 규모로, 2020년 1분기(81조원)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이는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가계 소득과 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주택투자가 부진하면서 순운용 규모가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금 조달과 운용이 모두 축소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대출 등 자금 조달은 -7조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24조4000억원) 보다 크게 감소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줄었다. 자금운용은 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 주식시장 부진 등 영향으로 저축성예금과 채권의 운용은 증가한 반면, 주식을 중심으로 운용이 축소되면서 1년 전(89조2000억원)보다 감소한 6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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