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서 신종 동굴성 거미 발견…'한국구슬거미' 명명

경남 합천에서 발견된 신종 '한국구슬거미' 암컷(왼쪽)과 수컷.(환경부 제공)/뉴스1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경남 합천의 한 동굴에서 '동굴성 거미 신종' 1종이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2월 신종 거미를 발견하고, 동정과 생태 특성을 연구한 후 '한국구슬거미'로 명명했다.

한국구슬거미는 일생을 동굴에서 서식해 눈이 퇴화해 없어진 동굴성 거미로 동굴에서 빛을 받으면 영롱한 구슬처럼 보이는 특징을 지녔다. 이에 이름도 '한국구슬거미'로 명명해 올해 내로 '국가생물종목록'에 신종으로 등록해 관리할 예정이다.

진동굴성 거미인 한국구슬거미는 처음 발견된 동굴의 입구로부터 약 80m 정도 들어간 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곳의 서식 환경은 내부가 어둡고 기온과 습도가 일정하다.

한국구슬거미는 이곳 환경에 적합하게 진화돼 습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8개의 긴 다리, 태양광선이나 포식자를 고려하지 않은 매우 엷은 몸 색깔, 퇴화돼 없는 눈 등의 형태적 특징을 가지며 동굴의 벽 틈에 편평한 형태의 거미줄을 치고 매달려 산다.

이번 한국구슬거미의 발견으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기록이 없었던 미기록과에 미기록속인 구슬거미과(Telemidae) 구슬거미속(Telema)도 확인됐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동굴성 거미 신종 발견은 우리나라 생물주권 확보 및 강화를 위한 기초 성과 중 하나"라며 "동굴성 무척추동물의 본격적인 조사·연구 활성화는 물론 주요 서식처인 동굴의 보전·관리를 위한 정책 마련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