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하루키의 미스터리 소설, 9월 문학동네서 한국어판 출간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3. 7. 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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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한국어 판권 문학동네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한국어 판권을 출판사 문학동네가 가져갔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루키의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한국어판 출판사가 문학동네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도쿄의 키노쿠니야 서점에서 판매중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판매 매대 모습. [APㆍ연합뉴스]
하루키 신간의 저작권자 측은 5일 문학동네에 메일을 보내 “다수의 출판사로부터 들어온 오퍼를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문학동네가 금액 조건이 가장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다각도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최종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문학동네는 ‘1Q84’ ‘기사단장 죽이기’ ‘여자 없는 남자들’ ‘일인칭 단수’ 등 하루키의 소설을 꾸준히 출판해 왔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하루키가 1980년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했던 단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토대가 됐다고 문학동네는 설명했다. 삼십대의 남자 주인공이 10대 시절에 글쓰기라는 같은 취미를 공유했던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그녀가 말한 ‘사방이 높은 벽에 둘러싸인, 아득히 먼 수수께끼의 도시’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작가가 그간 천착해온 상실과 재생의 주제를 다루며 평행세계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월 일본 신쵸사에서 출간한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일본어판 표지
문학동네는 “어느 단행본에도 수록되지 않아 독자들 사이에서 미스터리로 남았던 이 소설의 배경과 설정은 이후 1985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활용되며 빛을 보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벽이 세워지기 시작한 2020년, 작가는 40년간 묻어두었던 작품을 꺼내어 삼 년간의 집필 끝에 총 3부 구성의 새로운 장편소설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하루키는 작가 후기에서 “내가 쓴 소설 가운데 책이 되어 나오지 않은 것은 거의 없을 텐데, 이 작품만은 일본에서도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아직 한 번도 출판되지 않았다”며 “나에게 이 작품은 줄곧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불편한 존재였다”고 썼다.

이어 “그것은 역시 나에게(나라는 작가 그리고 나라는 인간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생선 가시였다. 사십 년 만에 새로 고쳐쓰며, 한번 더 ‘그 도시’에 되돌아가보고 그 사실을 새삼 통감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AP 연합뉴스]
일본에서 4월 13일 출간된 이 작품은 현재까지 약 27만 부가 판매됐다. 오리콘차트가 집계한 2023년 상반기 서적 판매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는 “문학동네는 문학 전문 출판사로서 쌓아온 신뢰와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편집과 디자인,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기반으로 한 젊고 역동적인 마케팅을 해왔다”며 “이것이 하루키 측을 설득하는데 주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한국어판은 9월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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