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갈 길 먼 은행개혁, 금산분리 완화해 메기효과 키워야

2023. 7. 6. 11: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탄생한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과점 체제를 깨는 신호탄이 울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6일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대구은행이 31년 만에 새 시중은행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과점 이익을 누리며 안주해왔다.

금융 당국이 관치를 스스로 내려놓지 않으면 어떤 은행개혁도 공염불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탄생한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과점 체제를 깨는 신호탄이 울렸다.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6일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대구은행이 31년 만에 새 시중은행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큰 입으로 물고기를 잡아먹는 메기를 수조에 넣으면 다른 물고기들이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는 ‘메기효과’를 노린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은행들 돈 잔치’‘은행은 공공재’ 등의 지적을 한 데 따른 은행개혁 조치로 보인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과점 이익을 누리며 안주해왔다. 지난 10년간 250조 원의 수익을 올렸고, 예대마진이 총영업이익의 88%를 차지했을 정도다. 30년 전 50% 수준이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예금 비중은 74%, 대출 점유율은 64%로 과점이 더 심화했다. 반면 주인이 없는 시중은행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고경영자 교체를 둘러싸고 관치 홍역을 앓았다. 2017년에는 카카오뱅크와 K뱅크·토스 등 세 곳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등판시켰으나 메기효과는 없었다. 대구은행 역시 시중은행 규모의 20%에 불과해 실질적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금융 당국이 관치를 스스로 내려놓지 않으면 어떤 은행개혁도 공염불이다. 책임 경영과 자율 경영이 출발점이다. 진정으로 은행 카르텔을 파괴하려면 60년 넘은 금산분리 제도부터 손 봐야 한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엄격한 분리로 인해 주인의식도 경쟁력도 실종됐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해외 진출이 늘면서 금산분리 족쇄로 자회사 투자를 제대로 못 하는 등 글로벌 은행들과의 역차별을 호소하는 현실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금산분리 개선을 약속하고도 이번 개편안에서는 뺐다. 자본력과 경쟁력을 갖춘 진짜 메기가 나타나려면 서둘러 금산분리를 완화해야 한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