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호반 '일감몰아주기' 지원금액 특정 못해…정액 과징금 부과"

공정위원장, 호반건설 과징금 608억 규모 설명
"무형 재산권이라는 특성 기초한 사정 있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호반건설에 부과한 '2세 일감몰아주기' 과징금이 너무 적다는 지적에 대해 "무형의 재산권 거래라는 특성에 기초해서 지원금액 또는 지원성 거래규모를 특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23.06.2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호반건설에 부과한 '2세 일감몰아주기' 과징금이 너무 적다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적에 대해 "무형의 재산권 거래라는 특성에 기초해서 지원금액 또는 지원성 거래규모를 특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반 건의 경우 정액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택한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호반건설이 동일인(총수) 2세 등 특수관계인 소유의 호반건설주택, 호반산업 등 회사들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사업기회를 제공한 부당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다수의 계열사를 설립하고 비계열 협력사까지 동원해 추첨 입찰에 참가시키는 소위 '벌떼입찰'을 통해 많은 공공택지를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23개 공공택지 시행사업에서 분양매출 5조8575억원, 분양이익 1조3587억원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가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공정위 제재 이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반건설이 벌떼입찰로 알짜 공공택지를 대거 낙찰받은 뒤 그걸 두 아들 회사에 양도해 아들들을 번듯한 회사 사장으로 만들었다. 정말 화가 난다"며 "공정위가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했지만 호반건설의 두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들은 분양 이익만 1조3000억원 이상 벌었다. 불공정도 이런 불공정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호반건설의 2019~2021년 벌떼입찰 건을 경찰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부당지원 행위의 경우에 과징금은 관련 법령에 따라서 지원 금액 또는 지원성 거래규모인 경우에는 그 10%에 대해서 부과기준율을 곱해서 산정하는 방식"이라며 "실제 발생한 이익에는 지원 이후에 지원 객체의 어떤 자체적인 노력이라든가 또는 부동산 경기 활황 등 외부적인 요인도 작용할 수 있는 부분, 그 부분을 과징금 산정에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원금액 또는 지원성 거래규모의 경우에는 10%에 대해서 저희가 부과기준율을 곱해서 산정을 한다"며 "그런데 호반 건의 경우는 공공택지 매수자의 지위라는 무형의 재산권을 거래했다는 특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호반건설의 법 위반 사항 중 가장 중대한 위반 행위로 본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최대 한도로 부과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한 위원장은 "9개 지원객체에 대한 부당한 전매 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로 보고 정액과징금의 상한인 20억원을 지원 주체 및 지원 객체에게 각각 부과해서 360억원이라는 과징금을 택지 매도와 관련해서 부과한 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입찰신청금 무상 대여 행위, 공공택지 대규모 양도 행위, 대출 지급보증수수료 미수취 행위 등 다양한 법 위반 사항 중에서 공공택지를 대규모로 양도한 행위, 즉 '부당한 전매 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로 보고 정액과징금의 상한을 부과했다는 것이다.

한편 호반건설에 부과된 과징금 규모는 부당내부거래 사건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과거 사례 중 삼성웰스토리(2349억원), SPC그룹(647억원)에 이어 역대 3위다.

당시 공정위 측은 "과징금 수준을 보면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로 보고 역대 세 번째 정도의 과징금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불법 전매를 통한 부당지원에 대해 충분히 시장에 경종을 울렸다고 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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