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괴담이 ‘갓끈’을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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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전술인 '갓끈 전술'은 김일성이 1972년 김일성정치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처음으로 언급했다.
김일성은 "사람의 머리에 쓰는 갓은 두 개의 끈 중에서 하나만 잘라도 바람에 날아간다. 남조선 정권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남조선 정권은 미국이라는 끈과 일본이라는 끈 중에서 어느 하나만 잘라버리면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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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전술인 ‘갓끈 전술’은 김일성이 1972년 김일성정치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처음으로 언급했다. 김일성은 “사람의 머리에 쓰는 갓은 두 개의 끈 중에서 하나만 잘라도 바람에 날아간다. 남조선 정권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남조선 정권은 미국이라는 끈과 일본이라는 끈 중에서 어느 하나만 잘라버리면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했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촛불시민행동 본부장을 했던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가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福島) 오염처리수 공세를 이어 나가는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진영의 행태를 ‘갓끈 전술’에 비유했다.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인 민 대표는 “과거와 달리 ‘86운동권’이 일방적으로 ‘반미’ ‘친북’을 주장하는 게 어려워졌다”며 “이 같은 국제정치 지형의 변화 때문에 일본 문제만 계속 건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학자의 얘기가 아니라 NL(민족해방)계의 핵심으로 활동했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두 번이나 옥살이를 했던 사람의 입에서 나온 얘기여서 더 무겁게 들린다.
50년 전에 나온 북한의 ‘갓끈 전술’은 아직도 대남 전술의 바이블처럼 사용된다. 최근 방첩 당국 수사로 드러난 ‘자주통일 민중전위(자통)’ 조직원들의 ‘반일감정’ 고조 투쟁 지령문이 이를 증명한다. 이 지령문(2019년 5월 7일)에는 ‘이사회(자통)에서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를 걸고 지역 사회의 반일 민심을 부추겨 일본 것들을 극도로 자극시키는 한편, 어정쩡하게 놀아대는 문재인 패들을 압박해 당국 것들과 일본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되돌릴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는 데 중심을 두고 다양한 반일투쟁들을 조직, 전개해 나가야 하겠다’고 돼 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오염처리수 관련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역시 ‘86그룹’ 운동권의 상징적 인사로 1985년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함운경 씨는 최근 국민의힘 강연에서 “반일감정, 반일민족주의를 퍼뜨린 것이 저희들(운동권)”이라며 “전두환이랑 싸우기 위해 온갖 무기를 찾다가 마르크스·레닌주의, 주체사상도 있었는데 그중 가장 강력한 게 반일주의 감정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염수 괴담 선동을 놓고는 “과학 대 괴담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사실 더 크게는 반일민족주의와의 싸움이고 자유동맹을 지키는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가치외교’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삼각협력을 그 어느 때보다 강화해서인지 북한은 ‘갓끈’의 한 줄 자르기에 사력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한 내에서 정치 쟁점화한 오염처리수 방류 문제는 북한 입장에서 ‘남남갈등’을 유발하면서도 북·중·러 관계를 견실하게 하고, 한·미·일을 동시에 비판할 수 있는 더없는 소재다. 민주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러시아의 주장에 동조했고,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다극체제’를 기대했었던 것 같다. 독재국가를 두둔한 것도 문제지만, 내년 총선 승리 전략으로 밀어붙이는 ‘닥치고 반일’이 과연 누구를 웃음 짓게 하는지 모른다면 정말 심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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