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 수익 보장"…리딩투자 사기 문자 뿌린 일당 8명 재판행

이영주 2023. 7. 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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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53) 씨는 지난해 이른바 '주식 리딩방'에 올라온 솔깃한 광고를 보고 투자사기 일당의 덫에 걸리고 만다.

지인 등을 통해 믿을만한 조직원 B(38) 씨 등 7명을 모집했고, 조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꾸린 사무실에서 카카오톡 등 채팅방을 개설해 투자사기 목적의 문자를 보내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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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휴대전화 구비 사무실서 숙식 해결…檢, 범죄단체로 첫 의율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정모(53) 씨는 지난해 이른바 '주식 리딩방'에 올라온 솔깃한 광고를 보고 투자사기 일당의 덫에 걸리고 만다.

'1:1 맞춤 컨설팅', '매일 거래 금액의 2% 수익금' 등 그럴싸한 광고 문자를 보고 연락한 '투자전문가'가 사기범이라는 사실은 2억5천여만원을 날린 뒤에야 알게 됐다.

정씨는 처음엔 단순한 스팸 문자라고 생각하고 이를 무시했는데, 연락이 계속해서 오자 호기심에 투자를 시작했고, 마치 수익금이 생긴 것처럼 조작된 홈페이지를 보게 된 이후 사기범들의 꾐에 넘어가고 만 것이다.

대출금까지 끌어모아 투자금을 마련했던 정씨는 퇴직금과 연금으로 빚을 갚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둬야 했다.

A씨의 범행 구조 수원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6일 수원지검 형사4부(국상우 부장검사)에 따르면 정씨와 같은 투자사기를 입은 피해자는 현재까지 12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피해 금액은 약 12억5천만원.

평생 모은 돈을 한순간에 잃게 된 건 A(38) 씨와 그의 조직원 7명이 보낸 문자 한 통 때문이었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경남 양산 등지에 사무실을 만들고 컴퓨터 8대와 휴대전화 40대 등 범죄에 쓰일 장비를 구비했다.

지인 등을 통해 믿을만한 조직원 B(38) 씨 등 7명을 모집했고, 조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꾸린 사무실에서 카카오톡 등 채팅방을 개설해 투자사기 목적의 문자를 보내도록 지시했다.

그는 해킹된 카카오톡 계정을 구매해 투자사기 문자를 보내는 데 이용했다.

문자에는 '안녕하세요. 투자전문가 ㅇㅇㅇ입니다', '안전하게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기회', '꾸준하고 안전한 수익', '책임지고 저희가 투자해 매일 2% 수익, 한 달 55∼60% 내어드리겠다'는 등 피해자들의 환심을 살만한 문구가 가득했다.

B씨 등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맞춰 근무했고, 사무실 인근에 마련된 숙소에서 숙식도 해결했다.

일당으로 10만∼15만원을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A씨는 리딩 투자 사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또 다른 범죄단체 C로부터 "투자사기 문자를 발송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C조직으로부터 14억원의 수익금을 정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경찰로부터 A씨 등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송치받은 검찰은 2개월이 넘는 끈질긴 계좌추적 등 수가 끝에 피해자 7명(피해 금액 9억8천여만원)을 추가로 확인했다.

A씨 등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120여개에 대해 금융기관에 지급정지를 의뢰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는 한편, A씨 등의 부동산과 예금, 가상화폐 등 자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해 법원으로부터 범죄수익금 전액에 대한 추징보전 청구를 인용 받았다. 아울러 검찰은 이들의 조직적 범행의 전모를 규명, 리딩투자 사기 조직으로는 처음으로 '범죄단체'로 의율했다.

검찰은 최근 A씨 등 7명을 범죄단체조직·활동 및 사기, 정보통신망침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또 다른 조직원 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 관계자는 "리딩투자 사기 피해자들의 경우 신고를 단념하거나, 신고하더라도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관리미제 사건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수사로 범죄 피해를 보고도 억울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을 구제하고, 피해회복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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