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담은 두루마리 그림, 日박물관서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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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9월1일 일본 간토대지진 직후 각지에서 일어난 조선인 학살을 그린 에마키(絵巻·두루마리 그림)이 일본의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고려박물관은 기획전 '간토대지진 100년 음폐된 조선인 학살'을 통해 이 에마키를 오는 12월24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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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교수 "그림 통해 과거 반성, 마주할 필요 있어"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1923년 9월1일 일본 간토대지진 직후 각지에서 일어난 조선인 학살을 그린 에마키(絵巻·두루마리 그림)이 일본의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 소재 고려박물관에서 이 에마키가 전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간토대지진 발생 3년 후인 1926년, 교직원이었던 화가가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 에마키를 발견한 아라이 가쓰히로(新井勝紘) 전 센슈(専修)대학 교수는 올해가 간토대지진 발생 100년이 되는 해라며 "에마키를 통해 과거 사실을 반성하고, 마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간토대지진에마키'라는 이름이 붙은 이 에마키는 총 2권이다. 평온한 마을이 지진과 화재 등으로 혼란스럽게 변화하는 모습을 시간 순으로 그렸다. 학살의 모습은 1권 후반부에 그려졌다.
창과 칼을 든 경찰관, 자경단 등으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파란 옷을 입은, 조선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덮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습격당한 조선인들은 머리와 어깨, 등 등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특히 조선인 희생의 시신이 돗자리 위에 산처럼 쌓여 있는데, 이를 태우는 듯한 장면도 있다. 구체적인 장소는 기재되지 않았다.
에마키 2권에는 가나가와(神奈川)현 피해 모습이 중심이다.
아라이 전 교수는 조선인 희생자에 대한 취급에 주목했다. "학살당한 (조선) 사람은 물건처럼 쌓여 있지만 제2권에서 일본인 희생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추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에마키를 2021년 3월 인터넷 경매에서 입수했다고 밝혔다. 에마키 서문에는 작가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거나, 다른 에마키를 참고했다고 기재됐다.
이 에마키를 그린 작가의 호는 '기코쿠(淇谷)'다. 기코쿠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이 호를 사용했던 화가 오하라 야이치(大原弥市)일 가능성이 높다. 후쿠시마현 출신인 오하라는 초등학교 교직원으로 일했던 이력이 있다.
1923년 일본 간토대지진 당시 "재일 조선인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라는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일본 민간인들이 조직한 자경단, 군대, 경찰 등이 재일 조선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일본 중앙방재회의 보고서(2008년)에 따르면 간토 대지진의 사망자·실종자는 약 10만5000명이다. 학살로 희생된 재일 조선인은 이 규모의 1~수%로 추정되고 있다.
도쿄 신주쿠(新宿)에 위치한 고려박물관은 시민들이 운영하는 시민박물관이다. 일본 전국의 약 700명이 매년 회비를 내거나 기부한 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사, 운영위원, 자원봉사자 등도 모두 시민이다. 자원봉사자는 약 80명이다.
고려박물관은 기획전 '간토대지진 100년 음폐된 조선인 학살'을 통해 이 에마키를 오는 12월24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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