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아파트에 쇠구슬 쏴 유리창 깬 40대, '집행유예'로 석방

"피해액 변제하고 피해자들 대부분 처벌 불원"…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2년
"한적한 공터에서 깡통 놓고 새총 쏘다 싫증 느껴 아파트 고층에 쇠구슬 쏴"

[부천=뉴시스] 정일형 기자 = 경기 부천지역의 고층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새총으로 쇠구슬을 쏴 가정집 30세대의 유리창을 깬 4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4단독 오승희 판사는 6일 선고공판에서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9)씨에게 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오 판사는 "피고인은 아파트 유리창 30여곳을 겨냥해 새총으로 쇠구슬을 쐈다"면서 "자칫 중대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였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피해액을 변제하거나 법원에 공탁금을 낸 점, 피해자 대부분이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4일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부천시의 4곳 아파트 단지 가정집 30곳과 공용창문 4곳 등 34곳을 향해 새총으로 지름 7~8㎜쇠구슬을 쏴 유리창을 파손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자기가 사는 아파트 옥상과 인근 상가 건물 옥상 등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에 쇠구슬을 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2021년 7월 최초 피해 신고가 접수되자 현장 인근에 CCTV를 설치하고, 잠복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4일 A씨를 검거했다.

무직인 A씨는 경찰조사에서 "한적한 공터에서 깡통을 세워놓고 새총을 쐈지만 나중에 싫증을 느껴서 아파트 고층에 쇠구슬을 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 2년간 인터넷으로 지름 7~8㎜ 쇠구슬 1000여 개를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경찰은 차량 압수수색을 통해 쇠구슬 100여 개와 직접 만든 나무 새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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