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프리고진 반란 때 도망갔었다”···러 반체제 인사 주장

“모스크바 수백킬로미터 밖 피신”

타스연합뉴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도 모스크바 밖으로 피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러시아 반체제 인사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우리는 그때 푸틴을 추적하고 있었다”면서 “그는 정말로 모스크바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저택이 있는 발다이로 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푸틴 대통령 전용기가 당시 모스크바를 떠나 러시아 북서쪽으로 향했고 발다이 주변 어느 지점에서부터 추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발다이는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400㎞ 떨어져 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떠났었다는 정보를 지인으로부터 얻었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러시아어 매체 커런트타임 보도를 바탕으로 확인한 결과 푸틴 대통령 전용기 일류신(IL)-96기가 지난달 24일 오후 2시16분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오후 2시39분 발다이와 가까운 트베리시 서쪽에서 추적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반란 사태 당시 러시아 정부 내 고위 관리들 여러명이 모스크바를 떠났다면서 “이 때문에 반대 세력에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지만 프리고진의 반란은 빠르게 수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거대 석유회사 유코스를 창업해 한때 러시아 최대 갑부로 꼽혔으나 탈세 및 돈세탁 혐의로 10년간 복역한 뒤 2013년 12월 풀려났다. 그는 현재 영국 런던에 거주하면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영문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반란 사태 당일인 지난달 24일 “푸틴이 모스크바를 떠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그가 발다이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며 피신설을 부인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