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전경련→한경협으로…차기회장·4대그룹 복귀 어떻게
김병준 직무대행 6개월 임기 내달 만료…새 회장에 류진 풍산 회장 등 거론
한경연 회원사 남아있던 4대그룹 한경협 참여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임기창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조직 쇄신을 이끄는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의 임기 만료가 내달로 다가옴에 따라 새롭게 출발하는 전경련을 이끌 차기 회장 인선과 4대 그룹(삼성·SK·현대자동차·LG)의 전경련 복귀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3일 취임한 김 직무대행은 애초 6개월간만 직무대행직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온 터라 다른 변수가 없으면 내달 22일께 임기가 끝난다.
그는 직무대행 취임 당시부터 "전경련의 주인은 기업"이라며 "기업인들이 직접 전경련을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직무대행 등 전경련 측은 그동안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해 "전경련에 대한 국민 인식을 바꾸는 것이 먼저"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물밑에서는 회장단을 중심으로 후보군을 물색하고 의사를 타진하는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직무대행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터라 전경련은 내부적으로 의견 조율을 거쳐 내달까지는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하고 이사회와 총회 의결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 후보 선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게 전경련 측 설명이지만, 미국 인맥이 풍부한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 몇몇 기업 총수들이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일각에서 류진 회장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회장 인선은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경련은 앞서 지난 5월 조직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1961년 첫 출범 당시 명칭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등 방안을 발표했다.
4대 그룹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했으나 한경연에는 형식상 회원으로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한경연이 해산되면 회원사가 전경련으로 이관되는 만큼 절차상 자동으로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가 이뤄질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실제로 전경련은 지난 4일 한경연 임시총회와 전경련 이사회를 열어 한경연 해산과 전경련으로의 흡수 통합 등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4대 그룹은 한경연 해산안에는 동의했으나,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 회원으로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4대 그룹 복귀라는 큰 사안이 한경연 흡수 통합이라는 '서류상 절차' 정도로 정리되기는 어려우리라는 게 재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삼성의 경우 한경연에서 해산 계획을 전달받은 뒤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5개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모여 3차례 회의를 하고 이후 각사 최고경영자(CEO) 보고를 거쳐 한경연 해산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경협 회원 자동 승계 여부는 5개사 이사회뿐 아니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논의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회원사 자동 승계라는 명분은 존재하지 않고 해석의 영역일 뿐"이라며 "각 회사의 입장이 어떠한지가 중요하고 전경련 재가입에는 국민적 공감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경련 역시 회원사 복귀 여부에 대한 4대 그룹의 명확한 입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내달 말 총회를 열어 한경연 흡수 통합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전경련 복귀를 놓고는 4대 그룹 등 당사자들에게 각자 복잡한 셈법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한경연 해산이 4대 그룹 복귀 논의에 속도를 붙이는 중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내달 총회 전까지 전경련이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추가 혁신안 등을 내놓는 등 여론이 우호적으로 조성되면 4대 그룹도 가입 여부를 한층 더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4대 그룹이 일괄 복귀할지, 각자 사정에 따라 순차 복귀할지 등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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