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메모리 경쟁력 우려 일축…경계현 "HBM 점유율 50% 넘어"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진=뉴스1, 공동취재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이 "삼성전자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메모리반도체 경쟁력 우려를 일축했다.

경 사장은 5일 직원들과의 실시간 소통 행사인 '위톡'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 사장은 "최근 HBM3 제품이 고객사들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HBM3, HBM3P가 내년에는 DS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DDR(더블데이트레이트)5도 올해 연말이면 삼성전자의 D램 평균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삼성 D램이 한 단계 더 앞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내년부터는 실행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 사장은 "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해만 버티면 되니까 조금만 힘내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최근 AI(인공지능)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대량의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HBM, DDR5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HBM3는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 에 이은 4세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에게 HBM2과 HBM2E 제품을 공급해 왔다. 최근엔 업계 최고 성능인 6.4Gbps, 초저전력의 HBM3 16GB(기가바이)와 12단 24GB 제품도 샘플 출하 중으로, 양산 준비를 완료했다. HBM3는 연내 양산할 계획이다. 또 HBM3보다도 더 높은 성능과 용량을 갖춘 차세대 HBM3P 제품 역시 양산이 임박했다.

삼성전자가 그간 모바일과 HPC(고성능컴퓨팅)에 주력하면서 HBM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러나 업계는 삼성이 다시 HBM 시장에 집중하면서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인 AMD가 최근 공개한 AI용 슈퍼칩 MI300에 삼성전자의 HBM3가 탑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인텔의 슈퍼컴퓨터 오로라 프로젝트, 미국의 핵무기 연구소인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슈퍼 컴퓨터 '엘 캐피탄'에도 삼성전자의 HBM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서버에 필요한 고용량 TSV 모듈에 대해서도 128GB 이상의 서버용 고용량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HBM 외에도 △세계 최초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융합한 HBM-PIM △D램 모듈에 연산기능을 탑재한 AXDIMM, △SSD에 연산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SSD, △D램 용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CXL D램 등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