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미용실 문 닫아라"…여성 인권 옥죄는 탈레반

권성근 기자 2023. 7. 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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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집권한 이후 여성에 대한 통제와 인권 탄압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이 이달 말까지 모든 미용실을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CNN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용실 폐쇄가 임박하면서 여성의 자유는 더욱 위축되고 소득을 여성에게 의존하는 기구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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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폐쇄 조치…시한 오는 27일로 못 박아
CNN "여성에게 소득 의존하는 가구에 타격"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미용실에 오는 27일까지 문을 닫을 것을 명령했다고 CNN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21년 4월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사다트 미용실에서 미용사들이 손님들에게 화장을 해주는 모습. 2023.07.06.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집권한 이후 여성에 대한 통제와 인권 탄압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이 이달 말까지 모든 미용실을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CNN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하마드 시디크 아키프 마하르 아프가니스탄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CNN에 "지난 6월24일 명령이 내려졌으며 모든 미용실은 오는 27일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탈레반이 권력을 다시 장악한 이후 아프간의 인권이 수십 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엔 전문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탈레반은 여성들의 교육과 고용에 대한 접근과 사회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권리를 차단했다면서 "끔찍하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여성 권리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미용실 폐쇄가 임박하면서 여성의 자유는 더욱 위축되고 소득을 여성에게 의존하는 기구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안전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카불의 한 미용실 주인은 CNN에 아직 명령에 관한 서면 통지를 받지 못했지만 미용실을 닫아야 한다는 언론 보도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용실 원장은 "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남편은 직업이 없고 미용실은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아이가 4명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식량, 옷, 학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용실이 왜 금지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며 "이미 여성들은 화장을 하고 밖을 돌아다닐 수 없다.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고 있다. 이번 조치는 많은 가족들의 수입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권리와 자유를 더 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공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들은 대부분의 직종에 종사할 수 없으며 공중 목욕탕, 공원, 체육관에 가는 것이 금지돼 있다. 여성들은 얼굴을 가리는 헐렁한 검은 옷을 입어야 하며, 특별한 이유 없이 외출을 할 수 없고 심지어 남성 보호자가 있어야 외출이 가능하다.

교육을 받을 기본 권리를 박탈당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소녀들도 증가하고 있다. 조사 대상자인 8%의 소녀와 여성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유엔 보고서는 또 경제난과 여성들에 대한 억압으로 가족 내 폭력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녀들의 강제 결혼도 증가하고 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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