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세상 풍자한 기발한 블랙코미디…영화 '좋.댓.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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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셋의 머리글자를 딴 영화 '좋.댓.구'는 한국의 유튜브 생태계에 대한 기발하고도 통렬한 블랙코미디다.
'좋.댓.구'를 연출한 박상민 감독은 지난 5일 이 영화의 시사회에서 "한 배우(오태경)가 끌고 나가는 영화다 보니 다른 재미가 필요했다"며 "기획 단계부터 정말 많은 후보를 두고 (카메오를) 섭외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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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좋아요, 댓글, 구독. '클릭'으로 먹고 사는 유튜버들이 목매는 것들이다.
이 셋의 머리글자를 딴 영화 '좋.댓.구'는 한국의 유튜브 생태계에 대한 기발하고도 통렬한 블랙코미디다.
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에서 주인공 '오대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배우 오태경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때 아역 배우로 이름을 날린 오태경이 나이가 들면서 대중에게 잊힌 존재가 되자 유튜버로 변신했다는 설정이다.
'좋.댓.구'의 주인공 오태경을 연기하는 건 다름 아닌 오태경이다. 이 영화가 묘사한 그의 과거사는 대부분 사실이지만, 그가 영화 속에서 유튜버가 돼 겪는 일은 가상이다. 이렇게 '좋.댓.구'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줄타기한다.
구독자가 수십 명뿐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던 오태경은 구독자를 늘려보려고 '혼술 먹방' 등 눈물겨운 노력을 다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어느 날 그는 구독자의 '노예'가 되겠다며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다고 선언한다. '올드보이'의 오대수로 분장하고 고교 일진을 찾아가 '참교육'을 하는 등 구독자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걸 생중계하면서 구독자를 빠르게 늘려나간다.
구독자 1만명 돌파 기념 라이브 방송을 하던 그는 후원금 10만원을 덜컥 낸 구독자로부터 이상한 제안을 받는다. 그의 말 대로 하면서 오태경은 '떡상'(폭등) 유튜버가 됐다가 하루아침에 온갖 악성 댓글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이 영화는 유튜브 속 진실과 거짓에 대해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유튜브 생태계에서 '클릭'으로 나타나는 대중적 관심의 쏠림을 누군가가 조종할 수도 있다는 서늘한 경고도 담고 있다.
어찌 보면 익숙한 주제일 수도 있지만, '좋.댓.구'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식상함을 탈피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린을 모니터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화면으로 채우는 '스크린라이프' 기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마지막까지 숨겨둔 기발한 반전도 디지털 기기 화면의 변화만으로 엮어낸다.
구독자를 끌어모으려는 오태경의 노력은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그가 잘나가던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걸 아는 관객들은 '웃픈'(웃기면서 슬픈) 느낌을 받는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카메오도 이 영화의 볼거리다.
박찬욱 감독, 배우 문소리, 김응수, 모델 장윤주, 가수 박현빈, 개그맨 신동엽 등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유명 유튜버 '영국남자', '와썹맨', '쏘영', '말왕', '제이블랙', 명현만 등도 잠깐씩 얼굴을 내민다.
'좋.댓.구'를 연출한 박상민 감독은 지난 5일 이 영화의 시사회에서 "한 배우(오태경)가 끌고 나가는 영화다 보니 다른 재미가 필요했다"며 "기획 단계부터 정말 많은 후보를 두고 (카메오를) 섭외했다"고 털어놨다.
오대수로 분장해 코믹 연기를 한 오태경은 "오대수라는 상징적인 캐릭터를 너무 코믹하게 접근한 게 아닌가 싶어 최민식 배우와 박찬욱 감독에게 약간 죄송하기도 하다"며 웃었다.
'좋.댓.구'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리안 판타스틱' 경쟁 부문에 올랐고, 제21회 뉴욕아시안영화제에도 초청됐다.
12일 개봉. 80분. 15세 관람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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