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고통' 호소하는 20대 늘었다…100명 중 5명 '젊은 천식'

박정렬 기자 2023. 7. 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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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천식 유병률이 최근 급격히 증가해 이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런 '젊은 천식'의 증가 원인이 비염,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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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20대 천식 유병률이 최근 급격히 증가해 이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으로 인해 '숨길'인 기관지와 폐가 부으면서 기침, 가슴 통증, 쌕쌕거림 등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는 병이다. 염증 물질이 기관지 등을 공격해 가래를 만들고 호흡기 근육의 수축·경련을 유발한다. 제때 다스리지 않으면 기관지가 두꺼워지고 더는 회복되지 않아 '숨 막히는 고통'이 가중된다. 우리나라는 매년 약 200만명이 천식으로 병원을 찾을 만큼 드물지 않은 병이다.

보통 천식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가장 유병률이 높은 연령은 20대로, 특히 최근 들어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관심이 요구된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오연목 · 이세원 · 이재승 교수팀은 2007~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9만2000여 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연령별(10세 구간) 천식 유병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대가 2007년 약 0.7%에서 2018년 약 5.1%로 증가해 전 연령 중 1위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과거 천식은 나이가 아주 많거나 반대로 적은 연령대에서 유병률이 높았다. 2007년 기준 70대 유병률이 6.95%로 가장 높았고 10세 미만(6.47%), 60대(4.85%) 순이었다. 20대 유병률은 0.74%로 30대(0.54%)와 함께 1% 미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2018년에는 상황이 크게 반전됐다. 20대 유병률은 5.13%로 100명 중 5명이 천식에 해당한다. 70대(4.62%), 60대(3.84%) 등 고령층과 10대 미만(2.22%)을 훌쩍 뛰어넘어 전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했다. 30대 역시 같은 기간 유병률이 2.05% 증가해 2.59%로 껑충 뛰었다. 이 기간 다른 연령대는 모두 감소했는데 20~30대만 증가했다.

(사진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오연목,이세원, 이재승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이런 '젊은 천식'의 증가 원인이 비염,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2007년과 비교해 2018년 20대 알레르기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은 각각 17.2%에서 23.5%로, 5.9%에서 11.7%로 크게 올랐다. 전체 연구 기간 20대 천식 환자 중 알레르기 비염 환자 비율은 약 44.6%로 천식을 앓지 않는 사람(20.6%)의 2배가 넘었다. 아토피 피부염 역시 천식 환자(25.3%)가 비 천식 환자(8%)보다 훨씬 많이 앓았다.

실제 추가로 연구팀이 20대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해 성별, 소득, 교육 수준, 흡연 경험, 간접흡연 환경, 비만 등 천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요인들과 천식 발생의 관련성을 다변량 분석을 통해 측정한 결과, 알레르기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오연목 교수가 20대 천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오연목 교수는 "천식은 만성질환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일상생활 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는 질병"이라며 "젊은 층의 경우 천식은 자신과 거리가 먼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호흡 곤란, 지속적인 이유 모를 기침, 쌕쌕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30대 '젊은 천식'의 증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흉부 질환 학술지(Journal of Thoracic Disease)'에 최근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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