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마리 물고기 사체 넘실넘실… 은빛 된 이라크 강, 무슨 일
이라크의 한 강에서 물고기 수만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이상 고온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중 산소 양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4일(현지 시각) 이라크 국영 INA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이라크 남동부 마이산주(州)의 암샨강 유역에서 죽은 물고기 수만마리가 발견됐다. 암샨강은 고대문명을 꽃피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인근을 흐르는 강으로, 과거 거대한 습지를 이루던 곳이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수많은 물고기가 죽어 물 위로 둥둥 떠 오르면서 강에 은빛 층이 형성됐다.
당국의 조사 결과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은 이상 고온으로 낮아진 수위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물이 증발하면서 강물 염도는 높아지고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을 말하는 용존산소 비율이 낮아진 것이다. 용존산소는 수생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로, 부족할 경우 수생생물의 호흡과 대사를 방해해 이번과 같은 집단폐사를 야기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물고기 사체가 부패하면서 강 수질을 악화시켜 장기적으로 인체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마이산주 관계자는 AFP통신에 “당국이 죽은 물고기와 강물을 채취해 분석하고 있는데 강물의 염도가 매우 높다”며 “높은 염도의 물은 수중 생물과 강 주변에 사는 동물을 죽게 만든다. 동물 사체가 부패하면서 강물의 독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물은 더 이상 농업에 사용할 수 없다. 농부들이 이 물을 논밭에 관개하면 재앙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라크는 유엔이 지정한 5대 기후변화 피해국에 속한다. 기온 상승, 강수량 감소, 가뭄, 모래폭풍 등의 현상이 반복돼 피해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유엔은 ‘이라크의 이주와 환경, 그리고 기후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준비와 계획 없이는 이라크인들이 생존을 위해 아예 이주해야 하는 등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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