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M&A 대어’ 롯데손보, 매각 앞두고 암 보험금 지급 분쟁

진상훈 기자 2023. 7. 6. 10: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매물로 꼽히는 롯데손해보험이 매각을 앞두고 소비자들과 암 보험금 부지급 분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손보는 금융지주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매물로 꼽히는데, 보험금 지급 분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경우 인수 후보자들에게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암 보험 가입자들과의 분쟁이 매각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자, 롯데손보는 이들과 접촉해 협상을 시작하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암 보험 가입자 “일방적 면역 치료제 보상 거부”
우리·신한 관심 받는 롯데손보… “매각 악재”
롯데손해보험과 암 보험금 지급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입자들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손보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피해자 모임 제공

올해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매물로 꼽히는 롯데손해보험이 매각을 앞두고 소비자들과 암 보험금 부지급 분쟁을 벌이고 있다. 분쟁이 장기화 되거나 소송전으로 이어질 경우 매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와 암 보험금 지급을 두고 분쟁 중인 가입자들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손보 본사 앞에 모여 약속한 보험금을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롯데손보가 지금껏 보험금으로 지급해 온 암 면역 치료제에 대해 갑자기 보상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며 “치료제가 왜 지급 대상에서 빠졌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공론화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약관에 없는 동의서 제출을 요구하며, 이미 지급하기로 약속한 보험금을 다음부터는 받지 않겠다는 데 동의할 것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 롯데손보, 올해 매각 개시 앞두고 분쟁에 곤혹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롯데손보와 가입자 간 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되는 매각 작업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손보는 금융지주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매물로 꼽히는데, 보험금 지급 분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경우 인수 후보자들에게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롯데손보의 대주주는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 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를 매물로 내놨고, JKL파트너스가 53.5%의 지분을 사들여 인수했다.

PEF는 일반적으로 특정 기업을 인수한 지 5년이 지난 후 되팔아 차익을 챙긴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인수 5년 차인 올해 말이나 내년 초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매각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내년 8월이면 롯데그룹과 맺은 브랜드 사용 기간도 만료돼 이전에 매각을 할 가능성이 크다.

M&A 시장에서 롯데손보는 가장 매력적인 보험사 매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사 가운데 KDB생명과 ABL생명, MG손해보험 등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데, 롯데손보는 상대적으로 이 보험사들보다 자산 규모가 크고 가입자 수도 많아 1순위 매물로 꼽힌다.

IB업계와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신한금융 등 대형 금융 지주사들이 롯데손보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주사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 않다. 생보사인 신한라이프를 갖고 있는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손보사 추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는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 부진과 퇴직연금 이탈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사진은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지난 3월 3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롯데손해보험 제공

◇ 실적 부진·퇴직연금 이탈 이어 또 악재

M&A 시장에서 관심은 받고 있지만, 롯데손보는 최근 실적 악화와 퇴직연금 등 주요 사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암 보험금 지급 분쟁까지 벌어지면서 롯데손보는 기대와 달리 매각 흥행에 실패하지 않을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6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JKL파트너스가 인수한 첫해인 2019년에는 512억원, 2020년에는 242억원의 적자를 봤다. 2021년의 경우 1199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이는 부동산 등 대규모 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효과였다. 매출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퇴직연금 사업에서는 지난해 3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영업 전선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암 보험 가입자들과의 분쟁이 매각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자, 롯데손보는 이들과 접촉해 협상을 시작하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가입자 단체에 대한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한경태 변호사는 “롯데손보 관계자들이 분쟁 조정을 위해 가입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상황을 당분간 지켜본 후 다음 행동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