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야구단’ 시너지의 정석...이게 바로 ‘랜더스 유니버스’ [SS시선집중]

김동영 2023. 7. 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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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구단주,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야구단에 오는 관중은 기업의 고객과 같다.”

‘디펜딩 챔피언’ SSG가 2023시즌에도 순항하고 있다. LG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하는 중이다. 성적이 난다는 것은 그만큼 팀이 강하다는 의미. 또 있다. ‘마케팅’이다. 야구단과 모기업의 ‘환상 컬래버’가 돋보인다. 시너지를 내는 ‘정석’이다.

지난 2021년 1월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1352억8000만원에 인수, SSG 랜더스를 출범했다. KBO리그 역대 최고액이다. ‘적자 사업’이라는 야구단을 인수했다. 모두가 놀란 정용진 부회장의 행보였다. 직접 구단주도 맡았다.

지금까지 프로야구는 대기업의 사회환원활동에 가까웠다. 기업 이미지 제고의 측면도 있다. 즉, 버는 것 없이 쓰기만 하는 구조다. 그러나 정용진 구단주는 달리 생각했다. “본업인 유통을 더 잘하기 위해 야구단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데이를 맞아 홈플레이트 뒤에 새긴 스타벅스 로고.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신세계그룹은 ‘유통 공룡’이다. B2C 사업 전반에 진출해 있다. 그리고 야구장에 오는 팬이 ‘고객’이다. 1~2만 단위의 관중이 들어찬다. 야구장 그 자체가 거대한 광고판이 된다.

SSG는 “선수단 경기력 향상 위한 전폭적 지원뿐만 아니라, 유통기업 모기업의 비즈니스 경험을 야구장을 방문한 팬에게 전이해 ‘흥행과 성적’을 동시에 잡고 있다.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스포츠 마케팅의 힘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야구장이다. 성적이 나오니 관중도 많다. 지난해 98만1546명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올시즌도 이미 50만명을 넘어섰다. LG에 이어 리그 2위다.

팬들은 SSG랜더스필드 곳곳에서 ‘신세계’를 만날 수 있다. ‘노브랜드테이블석’, ‘피코크테이블석’ 등으로 이마트의 PB(자체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꾸몄고, 바비큐존은 식료품을 파는 이미지에 걸맞게 ‘이마트 바비큐존’, ‘트레이더스 오픈 바비큐존’ 등으로 구성했다.

노브랜드버거 데이에 진행된 장외 행사 모습. 사진제공 | SSG 랜더스


또한 외야 그린존은 도그데이 행사와 연계할 수 있도록 펫 상품 전문점인 몰리스샵의 이름을 차용해 ‘몰리스 그린존으로 명명했다. 이외에도 스타벅스, 노브랜드버거, 이마트24시 등 계열사의 이름들이 자연스럽게 야구장에 스며들었다.

스타벅스는 신세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살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매년 ‘스타벅스 데이’를 연다. 올해도 지난 4월28~30일 진행했다. SSG를 대표하는 데이로 자리를 잡았다. 성적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6전 6승이었고, 올해도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품었다.

특히 스타벅스를 상징하는 색깔인 그린과 민트 유니폼이 눈에 띈다. 처음에는 이벤트용으로 제작됐으나 올해는 아예 정식 유니폼으로 채택했다. 스타벅스 데이 3연전에서 선수단이 착용했고, 3000장 전부 판매 완료되기도 했다.

SSG.COM 데이 유니폼을 착용한 SSG 선수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동시에 친환경 캠페인을 위해 개인 텀블러 지참 팬 2000명에게 커피를 무료로 증정했다. 야구장 한정메뉴도 출시했고, 딜리버리 서비스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스타벅스=신세계=SSG’라는 인식을 팬과 일반 고객들에게 심었다.

이외에 다른 계열사와 함께하는 날도 있다. 노브랜드버거 데이, SSG.COM 데이, 연작 브랜드데이 등이다. 노브랜드버거 데이에는 상징색은 옐로우 유니폼을 착용한다. 역시나 전부 팔렸다.

지난해 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의 일 평균 판매량은 1500여개로 2021년 일일 최대 판매량 500개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 1위 매장이었다. 올해는 만원 관중날이면 2000개 이상 팔리고 있다.

SSG.COM 데이에는 지난해 스타워즈 컬래버 이벤트에 이어 올해도 블랙과 골드 색상을 가미한 신규 유니폼을 제작했다. 1000장을 준비했는데 모두 팔렸다. 각종 이벤트를 준비했고,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미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온라인유통플랫폼 SSG.COM이지만, 야구장에서 판을 더 키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SSG랜더스필드 몰리스 그린존. 사진제공 | SSG 랜더스


마케팅은 야구장 밖에서도 이어진다. 지난해 11월 통합우승을 기념해 신세계그룹이 ‘쓱세일’ 행사를 열었다. 수많은 팬이 전국 이마트로 몰렸고, 계획 대비 140%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시즌은 개막에 맞춰 ‘2023 랜더스데이’를 열었다. 랜더스를 야구장 밖으로 가져온 셈이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등 주력 계열사들이 할인행사를 진행했고,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4월1~2일 이틀간 이마트 매출이 23% 증가했고, 전 계열사가 매출 성장이라는 달콤함을 맛봤다.

끝이 아니다.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SSG는 “계열사 스포츠 마케팅의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고 공언, 기대감을 높였다.

‘야구단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계열사와 프로모션 활동은 질적, 양적으로 진화 중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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