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엔진, 초음속기·신의 방패서도 뛴다 K방산과 협업 늘려 세계시장 정조준
GE에어로스페이스가 K방산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과 접점을 넓혀나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과 함께 한국 항공·방위산업 발전과 현지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GE에어로스페이스는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비롯해 KUH 수리온 기동헬기, 차세대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에 참여해왔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 한국형전투기(KF-21)에 들어갈 GE의 F414 엔진을 면허 생산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되기도 했다.
GE는 탄소중립 전략을 세우며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2050년까지 스코프 3단계의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한 바 있다.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GE의 목표다. 이를 위해 차세대 엔진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음은 에이미 가우더 GE에어로스페이스 밀리터리시스템 사장과의 일문일답.
―GE에어로스페이스의 한국 사업을 소개해달라.
▷GE에어로스페이스는 전 세계에서 상용기와 군용 항공기를 위한 제트엔진, 항공전장, 부품, 시스템과 해군용 선박 엔진을 공급하는 선두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약 6만7000대의 GE 엔진이 운용되고 있다. 한국에선 군용 항공기와 해군 선박을 위한 엔진을 공급 중이다. 한국에서만 500대 이상 상용기 엔진이 운용되고 있다. 군용 엔진은 1500대 이상이다. 특히 군용 엔진은 F-5 제공호, F-15K 슬램이글, T/FA-50 골든이글, KUH 수리온 헬기, UH60 다목적 헬기, AH-64 아파치 헬기, 울산급 호위함, 이지스 구축함 등에 채택됐다.
―GE에어로스페이스에 한국 시장의 위상은.
▷GE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 국가안보와 산업의 장기 동반자로 일해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은 GE에어로스페이스의 중요한 시장이자 협력·성장 파트너다. '한국에서 세계로(In Korea for Global)' 전략에 따라 한국 기업과의 동반 성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방산 부문에선 KF-21의 엔진 파트너다. KF-21 보라매 전투기 120대에 탑재될 F414-GE-400K 엔진 240기와 부품을 공급하게 된다. 한국 해군은 GE에어로스페이스의 LM500 가스터빈을 검독수리(PKX-B) 배치-2사업으로 건조되는 차기 고속정 엔진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국 방산기업과 협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는 엔진과 부품의 생산·조립·유지·보수 협력 파트너십을 오랫동안 맺고 있다. KAI의 T-50에는 GE에어로스페이스의 F404 엔진이 탑재돼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조선소나 파트너사와는 해군 함정 시장 수출 협력을 위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7억5000만달러 이상의 절충 교역을 제공하며 산업 성장, 고용 창출 등 측면에서도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19억달러 상당 부품을 국내 국내 기업으로부터 구매했다. 이처럼 GE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방산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협력 계획은 무엇인가.
▷항공기·선박 등의 기술발전 방향은 동력의 전동화다. 해당 부문에서 GE에어로스페이스는 여러 역량을 갖추고 있다. T-50, KF-21 이후의 새로운 플랫폼에서도 충분히 한국 방산기업과 협력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함정에 들어가는 가스터빈은 또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국 방산기업과의 협력 파트너십은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한국 조선소와 협력해 해군 함정의 수출 협력을 위해 대화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고객에게는 GE에어로스페이스의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제안하고 싶다. 미군은 이미 오픈 아키텍처 엔진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 협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은 현지화를 통해 해외로 보내지 않고 상당 부분 한국에서 생산·조립되고 있다. 우리의 기술 리더십과 경험을 공유해 한국의 군용기 개발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국 항공·방위 산업 발전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한국은 지금까지 이뤄낸 업적에 대해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정부의 항공·방위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GE 등 여러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있었기에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소재 과학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중요하다. 소재 과학 부문에선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비용 효율성 측면에선 자동화, 로보틱스 등 분야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유지한다면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본다.
전투기 엔진도 친환경이 대세 … 16억달러 퍼부었다
―GE에어로스페이스의 친환경 경영전략은.
▷2050년까지 스코프3 단계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GE에어로스페이스는 지속가능항공연료(SAF) 등에 대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 GE에어로스페이스의 모든 엔진은 SAF 연료로 운항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첨단 소재를 채택해 연비 개선 달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연료 효율성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탈탄소화를 위한 차세대 엔진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차세대 엔진 기술은 어떤 건가.
▷예를 들면 상용기를 위한 개방형 엔진 개발 프로그램인 라이즈(RISE·Revolution Innovation for Sustainable Engine)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는 연구개발(R&D)에만 16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미래형 엔진은 상용기뿐만 아니라 군용에서도 볼 수 있다. 6세대 전투기 엔진인 XA100 엔진 기술도 그런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XA100 엔진은 연비를 25%나 높여주는데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XA100 엔진을 자세히 설명해달라.
▷XA100 엔진은 최초이자 유일한 적응형 사이클 엔진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것처럼 높은 출력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연비에 중점을 둔 모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양쪽 강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현재는 미국 공군 테스트가 완료된 상황이다. 작전 반경은 30% 향상됐고 연비는 25% 개선됐으며 가속력은 20%, 추진력은 10% 향상됐다는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서드 스트림 아키텍처 공기 흐름 기술을 도입해 쿨링 효과도 높일 수 있었다.
―향후 생산 계획은.
▷미국 공군과 테스트가 완료됐으니 XA100 엔진은 엔지니어링과 제조·개발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돼 있다. 2020년대 말까지 F-35에 탑재돼 현장 투입을 위한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다. XA100은 6세대 전투기를 위한 엔진 솔루션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위한 매력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다.
―전기 엔진 모델도 있나.
▷(탄소중립에서) 하이브리드 전기 엔진 기술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탄소 배출은 줄이고 연비는 개선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GE에어로스페이스에서 지속가능성과 넷제로는 매우 중요하다. 엔진뿐만 아니라 공장에서도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전력 공급, 용수 재활용도 기본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 친환경 모델은.
▷우리는 수소 항공기 엔진 기술의 R&D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프란과 세운 조인트벤처 CFM인터내셔널이 수소 연소 엔진 비행 테스트를 발표했다. 에어버스와 공동으로 수소연료 실증기 테스트 비행 계획도 있다. CFM인터내셔널은 RISE 프로그램을 통해 오픈 로터 타입 엔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료 소비를 20%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20% 삭감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분야에선 나사·보잉과 협력해 하이브리드 전기 시스템 비행을 연구 중이다.
―항공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앞장섰다던데.
▷GE에어로스페이스의 시스템 사업부는 항공기 성능을 높이고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즉각적인 탄소 감축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현재도 사용 가능하며 이미 도입돼 있다. 특히 연료 절약을 위한 디지털 도구와 소프트웨어가 특징이다. 비행 분석 도구인 플라이트 펄스(Flight Pulse)는 연료 절약 권장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항공기 조종사가 안전, 운항 관련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환경을 위한 엔진 세척 기술도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바로 360 폼워시(360 Foam Wash) 기술이다. 첨단 엔진 세척 기술인데 엔진이 효율적으로 운용되도록 할 수 있다. 기존의 물 세척보다 월등한 세척력을 통해 엔진의 연료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 감소에 도움이 된다. 또 비행관리시스템(FMS)으로 향상된 상황 인식과 운영 효율성도 제공하고 있다.
―GE에선 헬스케어에 이어 에너지 사업부가 분리되는데.
▷내부적으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GE는 각 산업에서 독립적으로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특히 GE에어로스페이스는 미래를 위해 항공을 정의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에너지 부문에선 전 세계에 전력을 공급하며 탈탄소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헬스케어 사업부도 올해 초에 분사하며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탁월한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주주·직원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GE는 에어로스페이스·에너지·헬스케어 산업에 초점을 맞춰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항공과 시너지 효과는.
▷GE는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탈탄소화를 주도하고 더욱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항공의 미래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파워, 리뉴어블 에너지, 에너지 파이낸셜 서비스, 디지털 사업부가 포함된 GE의 에너지 사업부가 GE에서 분사하게 된다. 이들 에너지 사업부의 통합 사명과 브랜드는 GE베르노바(GE Vernova)다. 분사가 완료되면 GE는 GE에어로스페이스로 항공 산업에 주력한다.
―항공·방산은 전형적인 남성 위주 산업인 것 같은데 GE는 어떤가.
▷GE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문화·인종·성별·지역 등의 다양성을 뜻한다. 에어로스페이스뿐만 아니라 GE는 모든 사업부에서 직원 68%가 미국 외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 2021년을 기준으로는 GE 전체 직원 중 22%가 여성 직원이다. 리더십 부문에선 약 27%가 여성이다. 또 이사회 멤버 중 4명이 여성이다. 다양성 측면에서는 잘 대표되고 있다.
―GE 조직은 어떤 편인가.
▷세 가지 측면에서 말할 수 있겠다. 첫째는 채용 단계에서부터 여성 인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여성 인재를 고용하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둘째는 채용 후 커리어 개발을 위한 멘토링, 코칭 등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해뒀다. 회사 내부에 직원 리소스 그룹(Employee Resource Group)이 있는데 소수인종 여성을 위한 네트워킹도 제공되고 있다. 셋째는 여성 인재가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로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도 여러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여성 후배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특히 열린 마인드를 갖추고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상하지 못했던 업무도 적극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저도 다양한 영역에서 여러 업무를 하다 보니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맡을 수 있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선입견을 갖지 말고 누구나 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것으로 보고 포용할 필요가 있다.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내 관할 부서가 아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한국은 고객, 협력 파트너 기업 등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GE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에서 견고하고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이에 자긍심이 크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지 않겠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가 존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기술과 고객은 빠르게 변화를 거듭해 나가고 있다. 안전·신뢰가 중요해지고 있고 동시에 고객이 요구하는 역량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래를 위해, 고객 요구를 충족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GE는 적극적으로 투자해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에이미 가우더 GE에어로스페이스 밀리터리시스템 사장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생명공학 학사 △미국 MIT 슬론 펠로 프로그램 MBA △록히드마틴 군수지원 솔루션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 △록히드마틴 상용엔진솔루션 사장 겸 총괄 △GE에어로스페이스 밀리터리시스템 사장 △2012년 에이비에이션 위크 '40세 미만 최고의 항공분야 리더 40인' 선정 △2015년 샌안토니오 우먼스 명예의전당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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