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리그 유일 '100K'+평균자책점 1위 등극…'22일' 공백은 '괴물'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2023. 7. 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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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퍼펙트 괴물'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가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를 통틀어 가장 먼저 100탈삼진의 고지를 밟았다. 사사키가 왜 '괴물'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바로 22일의 공백이다.

사사키는 5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치바현 치바의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투구수 106구,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승(2패)째를 손에 넣었다.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였다. 사사키는 1회 토노사키 슈타와 겐다 소스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등 2, 3루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사키에게 흔들림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사키는 141km 슬라이더 두 개와 143km 포크볼을 앞세워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사사키는 2회초 첫 타자 마키 준이치로에게 위닝샷으로 143km 포크볼을 구사해 삼진을 뽑아냈는데, 이는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를 포함해 가장 먼저 100탈삼진을 솎아내는 순간이었다. 사사키는 이후 후루이치 타케루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3회에는 세이부의 상위 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계속해서 사사키는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키 준이치로에게 2루타를 내주며 이날 두 번째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역시나 실점은 없었다. 그리고 5회 땅볼과 뜬공을 고루 섞으며 다시 한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며 승리 요건을 갖췄고, 6회 볼넷 1개를 내줬지만, 특별한 위기는 없었다.

탄탄한 투구속에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던 사사키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이부 타선을 막아냈고, 8회에는 토노사키와 겐다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외국인 타자 마키논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도미넌트 스타트(8이닝 1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투구수 100구가 넘어간 사사키는 9회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고, 바통을 이어받은 마스다 나오야는 1실점을 기록했으나, 근소한 리드를 지켜내며 2-1의 승리를 사수했다.

일본 '풀카운트'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이날 경기 전까지 96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사사키는 2회 선두타자 마키에게 삼진을 뽑아내며 양대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0탈삼진의 고지를 밟게 됐다. 그리고 사사키는 6회를 마친 뒤 규정이닝까지 채우게 되면서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50)로 올라섰다. 이 부분에서 사사키의 '괴물'같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사사키는 지난 5월 5일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동안 12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등 무실점 투구를 기록한 뒤 1군에서 말소됐다. 이유는 '물집' 때문이었다. 사사키는 지난해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의 길을 걷다가 물집 증세로 인해 한 달이 넘는 기간의 공백기를 가졌는데, 당시에도 물집이 사사키의 발목을 잡았던 것.

사사키는 물집으로 인해 1군에서 말소됐고, 한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복귀전을 치렀던 것이 지난 5월 28일 소프트뱅크전. 사사키는 22일의 공백기를 가지게 되면서 최소 세 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놓치게 됐고, 퍼시픽리그 투수 지표를 싹쓸이 하던 중 규정이닝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각종 랭킹에서 이름이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뒤 사사키는 22일의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페이스로 이닝을 소화, 탈삼진을 뽑아내더니 어느새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양대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0탈삼진의 고지를 밟게 된 것이다.

현재 사사키는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를 통틀어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들 가운데 평균자책점은 전체 2위(전체 1위 한신 타이거즈 오오타케 코타로 1.13), 탈삼진 부문은 압도적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퍼시픽리그의 탈삼진 2위는 타네이치 아츠키(치바롯데)로 89개, 센트럴리그에서는 타카하시 히로토(주니치)가 85개로 사사키에 견주지도 못할 정도다. 사사키가 왜 '괴물'로 불리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사사키는 "최근 부진한 피칭이 이어졌는데, 무실점 투구를 하게 돼 다행이다. 오늘은 내 투구에 집중을 했고, 타선이 점수를 따줄 것이라고 믿었다"며 "1회 위기는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열심히 던졌다. 긴 이닝을 던져 다행이다. 그리고 탈삼진에 대한 집착은 없지만, 잡을 수 있을 때 잡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아직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이후 빅리그 구단들이 일찍부터 스카우트를 파견해 사사키에게 관심을 드러내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WBC 국가대표 시절의 사사키 로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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