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지주, 다음달부터 비금융회사 지분 보유 5%→15% 열린다…'금산분리 완화' 첫발

2023. 7. 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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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발전방안에 담겨
지주사 투자제한, 은행·보험업까지 풀어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다음달부터 금융산업의 칸막이 규제인 금산분리가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8월 금융지주사들이 비금융회사 주식을 기존 5%에서 최대 15%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과 비금융 간 벽을 허물어, 혁신을 도모하고 경쟁력있는 금융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지주 발전방안’을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부터 금융산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 금융지주 제도개선 테스크포스(TF)를 통해 금융지주 역할 확대 방안을 검토해왔다.

금융지주 발전 방안 초안에 핵심으로 담긴 건 ‘자회사 투자한도 제한 완화’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가 아닌 회사 지분을 5%초과해 보유할 수 없는데, 이 한도를 15%까지 늘리겠다는게 골자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금융회사를 포함한 계열사 외에 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완화 비중 등은 추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금융지주사들은 은행업, 보험업법 등에 비금융회사에 대한 지분투자가 15%까지 허용된 만큼 여기에 준해 지주사의 투자 범위도 늘려달라고 요구해왔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핀테크 등 다른 업권은 금융지주 지분을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정작 금융지주는 경직된 상태에서 핀테크와 상생을 시도할 수 밖에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처해왔다”며 “은행업이나 보험업법에 나온 수준까지 지주사들의 투자제한을 동일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법 개정을 위해 관련 부처와도 협의 중이다. 지주사의 주식소유 금지 문제는 금융지주회사법 뿐 아니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도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회사법만 고칠 경우 금산분리 완화 노력이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는 만큼 여러 규정을 종합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공정거래법에는 지주사에 경제력이 집중되는 폐해를 막기 위해 부채비율 일정비율 유지, 자회사 지분 보유 규정 외에도 자회사 외 다른 회사는 5% 이상 지분투자를 할 수 없게 묶어놨다. 또 금융지주회사에 대해서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 외에 국내 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고 돼있다. 쉽게 말해 금융과 관련된 업종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지주회사법, 공정거래법 등을 포함해 폭넓게 법을 살펴보는 만큼 금융과 관련없는 업종에 대한 주식소유 금지 또한 풀릴지도 관건이다. 지주사들 또한 금융 밀접업종 범위에 대한 논의 등도 열거식으로 할지 포괄주의로 갈지 등을 살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들은 “지주회사법상 5%를 15%로 풀어주는것 외에 공정거래법상 원천적인 주식소유 금지에 대해서도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를 폭넓게 살펴봐야 한다”며 “예를 들어 금융과 전혀 관계없는 여행업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현재는 투자가 불가능하지만, 만일 해당 업체가 플랫폼 성격을 갖는다면 지주사 입장에서는 향후 15%까지 소유 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과거 금융위는 2015년 금융회사가 원칙적으로 금융사 및 금융업 관련 일부 업종 외에 비금융회사 소유가 제한된 것과 관련해 금융지주법, 은행법, 금산법 상 금융회사가 출자 가능한 ‘금융업 관련 회사 및 이에 준하는 회사 등’에 핀테크 업무범위가 포함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놔 핀테크 투자 길을 열어준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지주법상 금융지주사가 비금융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는데, 공정거래법에도 동일한 내용이 들어가있어서 공정거래법 규제에 대한 특례를 지주법에 넣던지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해야한다는 조항을 바꾸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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