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위, 불법 구금 당한 검찰 직원에 명예 회복 조치 이행 권고

김예원 기자 2023. 7. 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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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검찰 직원이 불법 구금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국가가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재심 등 법적 명예 회복 조치를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

6일 진화위 조사에 따르면 A씨는 1990년 10월 서울지방검찰청 사건과에서 진정민원 접수를 담당하던 공무원으로 B 수사관이 수사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했다는 진정서를 대검찰청으로부터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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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피해자 사과·재심 등 법적 명예 회복 조치 이행해야
진화위 "공권력 자행한 불법 수사,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진화위에서 열린 2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개시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화위는 접수된 사건 중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이 49.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진실규명 신청은 1기보다 85% 증가한 2만92건이 접수됐다. 2023.5.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검찰 직원이 불법 구금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국가가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재심 등 법적 명예 회복 조치를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

6일 진화위 조사에 따르면 A씨는 1990년 10월 서울지방검찰청 사건과에서 진정민원 접수를 담당하던 공무원으로 B 수사관이 수사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했다는 진정서를 대검찰청으로부터 전달받았다. B 수사관은 이를 자신의 비위 사실이 제외된 새 진정서로 교체 후 A씨가 이를 담당 검사에 인계하도록 했다.

A씨는 1991년 7월 형사지방법원에서 공용서류손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대검찰청과 서울지검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검찰 전체의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A씨가 진정서 위조사건에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인정하도록 강요했다.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는 A씨가 B 수사관과의 공범 인정 및 사직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A씨를 영장 없이 퇴근도 시키지 않은 채 수일간 서울지검 검사실에 대기하도록 하며 불법 구금했다. 이외에도 폭언과 욕설, 밤샘 조사를 통한 자백 강요 등 위법한 수사를 했다.

A씨가 유죄 판결을 받고 사직 후 변호사 사무소에서 사무장으로 일하며 언론에 이같은 강압 수사 내용을 밝히자 검사는 1991년 5월 대검찰청의 지시에 따라 A씨와 B 수사관을 긴급구속하기도 했다.

진화위는 A씨가 겪은 강압수사 및 사직 강요 등은 영장주의 원칙 등을 위반한 부적절한 수사였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자의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봤다.

검사 진술 확보 등을 통해 A씨가 긴급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불법구금을 받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긴급성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하는 등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를 의미한다.

진화위는 구금 당시 A씨가 이미 진정서 위조 사건으로 조사받고 사직 조건으로 불입건 조치가 된 점, 이미 변호사 사무소에 사무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점 등을 고려하면 긴급 구속의 적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화위는 공권력이 자행한 불법 수사와 인권침해 관련해서 국가가 피해자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재심 등 법적 구제와 피해회복 등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외에도 진화위는 일본 서적을 번역해 복사 및 배포했다는 이유로 대학생이 경찰에 불법 연행 및 구금된 '서울대 국사학과 반공법 위반 사건', 동해에서 조업하다 납북됐던 선원들이 귀환 직후 불법 구금 등 수사를 받고 국가보안법 등 위반으로 처벌받은 '납북귀환 어부 인권침해사건'에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외에도 3.15 부정선거에 반발해 일어난 마산 시위와 관련 마산상고, 마산여중 등 학생들의 시위 참여와 관련된 사건 9건에 관해서도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진화위가 진행한 마산 시위 관련 진실규명 사건은 98건으로 늘어났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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