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백투더퓨처’ 였다…‘비행 전기차’로 출퇴근할 날은? [특파원 리포트]
■ '비행 전기차' 미국 최초 시험 비행 승인
미국 연방 항공청(FAA)은 현지 시각 지난달 30일 캘리포니아주의 스타트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Alef Aeronautics)의 비행 전기차 '모델 A'에 대해 '특별감항인증' 즉 제한적 비행을 승인했습니다.
' 감항(堪航)'은 비행체가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어 날기에 적합하다는 뜻입니다. '특별감항 인증'은 연구 개발용 항공기나 시제기에 발급되는 비행 허가로 시범, 연구개발(R&D) 목적으로 비행이 가능하다는 증명입니다.
제조사 측은 모델 A가 이런 종류의 운항 허가를 받은 최초의 수직 이착륙 비행체는 아니지만 도로 주행과 항공운항이 가능한 자동차에 대해 해당 증명이 발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합니다.
■모델 A는 어떤 차?
이 차의 외형은 자동차와 같습니다. 차 디자인을 부가티/재규어 디자이너였던 하라쉬 라자히가 맡았다고 제조사 측은 밝혔습니다. 외형에서 일반 차량과 가장 큰 차이는 차체가 그물망 구조로 돼 있다는 점입니다.
그물망으로 된 차체 안에는 수직 이착륙과 비행을 위한 8개의 프로펠러가 있습니다. 이 프로펠러는 직경 61cm 크기로 2개가 1개의 모터에 연결돼 있습니다. 즉 이 차는 4개의 모터로 주행과 비행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차체 가운데는 천장이 유리로 된 공 모양의 탑승 공간이 있습니다. 이 차에 타기 위해서는 차체 문과 탑승 공간 문 등 2개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현재로선 두 명까지 탑승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8명까지 탈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조사는 이 차를 한 번 충전하면 지상에서는 최대 200마일 약 322㎞를 갈 수 있고 비행할 때에는 약 110마일 177㎞가량을 이동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모델 A'는 어떻게 주행하고 비행하나?
이 차는 도로를 주행할 때는 일반 차량과 같습니다. 그러나 비행을 위해선 일단 정지해야 합니다.
수직으로 이륙하고 진행 방향이 도로 주행 때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차가 비행 모드로 들어가면 탑승 공간이 90도로 회전해 옆을 보게 됩니다. 즉 차 옆면이 진행 방향이 되는 셈입니다.
이륙 후 기체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비행 속도가 증가하면 차체는 점점 세워집니다. 이때 공 모양의 탑승 공간은 짐볼 장치가 달려있어 항상 지면과 수평을 유지하게 됩니다.
적정 비행 속도에 이르면 차체는 지면과 수직이 됩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왼쪽 패널은 위 날개가 되고 오른쪽 패널은 아래 날개가 되는 셈입니다. 자동차로 이용할 때 천장이 비행할 때는 전면 창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아래 동영상 ( 23초 부분부터)을 보면 단거리를 이동할 때는 수평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나옵니다. (동영상: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제조사는 2015년부터 이 차의 개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회사 대표 짐 듀코브니와 친구 3명이 영화 '백투더퓨처'를 보고 영감을 받아 창업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조사는 기본 구조만 갖춘 모델 A가 2018년 시험비행에 성공했고, 이듬해인 2019년 온전한 크기의 시제품 시험비행이 성공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언제 상용화되나?
제조사 측은 판매 가격을 30만 달러, 우리 돈 약 3억 9천여 만원으로 책정했으며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제조사는 일반적인 선주문은 150달러를 선금으로, 우선 주문은 1,500달러를 선금으로 내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현재 약 440여 건의 선 주문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차는 FAA의 시험 비행 허가를 받기는 했지만, 아직 일반 차량처럼 도로를 달리지는 못합니다. 제조사 측이모델A를 '저속차량'으로 등록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비행을 위해 필요한 그물 형태의 초경량 차체가 도로 주행할 때 충돌에 대비한 운전자 보호 기준을 만족할 수 없어 도로 주행 승인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차는 헤드라이트 , 미등, 사이드 미러, 와이퍼, 경적 등 최소한의 도로 주행용 장비만 설치해 저속 차량으로 인증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모델 A'는 포장도로에서 시속 약 40km 속도 이상은 낼 수 없습니다. 골프 카트와 같다는 뜻입니다.
제조사측은 저속 차량 인증이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도로주행은 오직 집 앞에서 필요한 것이고 운전자는 대부분의 이 차를 비행하는 데 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 만만치 않은 회의론
하지만 이 차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조사 측은 아직까지 이 차량의 비행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선보였을 뿐 실제 차량을 날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미국 CNBC는 제조사가 수년 안에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는 일은 어려우며 상용화를 위한 각종 규제를 통과하는 일이 쉽지 않으리라고 분석했습니다.
비행 전문가들은 운전자가 이 착륙할 때 균형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조사 CEO인 짐 듀코브니가 컴퓨터공학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로 자동차 사업에 경험이 없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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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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