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한마디에…주저하던 캐나다, 부랴부랴 '15조원' 보조금
LG에너지솔루션의 과감한 승부수가 캐나다 정부의 15조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보조금 지급으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 넥스트스타에너지(Nextstar Energy)는 6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지역 내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의 안정적 미래를 보장하는 계약서에 최종 사인했다"며 "캐나다 정부는 미국 IRA(인플레이션방지법)와 동등한 수준의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지난 5월15일부로 중단했던 배터리 모듈 공장 건설을 즉각 재개하기로 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 설립되는 이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45GWh(기가와트시)로 2024년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양사는 공장 설립을 통해 약 25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측이 밝힌 '미국 IRA와 동등한 수준의 보조금'은 AMPC(생산세액공제)를 의미한다.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셀 35달러/kWh, 모듈 10달러/kWh)을 받을 수 있는 법 조항인데 이를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온타리오 공장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받게 될 보조금은 총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캐나다 현지 언론 윈저스타는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가져가는 보조금 규모가 모두 150억 캐나다달러(약 14조70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파격적인 대우라는 평가다. 독일의 폭스바겐도 지난 4월 온타리오주에 90GWh 규모의 공장 건설을 공식화했는데, 총 130억 캐나다달러(13조원)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 발표했었다. 폭스바겐 공장은 2027년 가동을 시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3년 일찍 생산을 시작하지만, 공장 규모가 절반에 불과함에도, 보조금은 오히려 더 많이 받는 셈이다. 폭스바겐 역시 당시 미국 IRA 보조금 수준의 대우를 받을 것이라 했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 기간 등 자세한 계약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폭스바겐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더 파격적인 대우를 받은 게 분명해 보인다"며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온타리오 공장 투자를 결정했을 때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보조금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이번 조건이 보다 기업 측에 더 우호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이번 이슈와 관련해 꾸준히 강경 일변도의 자세를 취해왔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두 기업의 합작사를 유치하며 미국 IRA 수준의 보조금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 미국의 IRA 세부수칙 발표 후 캐나다 중앙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가 보조금 비용 부담 비중과 관련해 갈등을 벌이다 '약속 미이행'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비상계획'(contingency plans)을 가동하며 공장건설 중단을 결정했다. 그리고 "당초 약속한 보조금 지급 계획을 이행하라"고 압박했다. "여차하면 건설 중인 공장을 뜯어내서 건너편 미국으로 갈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초기 투자비용 손해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강공에 가까웠다.
시장에서는 "약속도 안 지키는 캐나다 정부와 누가 사업을 할 수 있겠나"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캐나다라는 국가의 신용도와 직결될 수 있는 이슈로 부상한 것이다. 마침 잡혀있던 지난 5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캐나다 정부와 LG에너지솔루션이 접촉을 하며 긍정적인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후 양측은 지난달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치고, 세부 사안에 대한 협상을 최근 마무리지었다. 원칙에 입각한 강경한 태도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지원책을 이끌어 낸 것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캐나다 정부 모두에게 뜻 깊은 결정"이라며 "향후 북미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내 핵심 기지로 성장할 신규 공장의 건설을 재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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