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명 생사 뒤바꾼 비극…'꼬꼬무', 1993년 목포 여객기 추락사고 조명

강선애 2023. 7. 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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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1993년 목포 여객기 추락사고를 조명한다.

6일 방송될 '꼬꼬무'는 '응답하라733- 1993년 목포 여객기 추락사고' 편으로, 여객기 추락사고 생존자가 들려주는 조각난 기억과 참혹한 장면들을 통해 30년 전 그날의 일을 이야기 한다.

때는 1993년 7월 한여름, 여름방학을 맞아 목포에 있는 할머니댁에 놀러갈 생각에 잔뜩 들뜬 신나라-신준영 남매. 회사 일 때문에 함께 떠나지 못하는 아빠는 가족을 위해 통 크게 목포행 비행기 티켓을 선물했다. 비행기 여행이 쉽지 않았던 시절, 어린 남매는 한껏 들떠 아시아나733편에 올랐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이 가족에게 어떤 비극이 찾아올지 몰랐다.

몇 시간 뒤, 나라 아빠의 사무실 전화기가 울렸다. 발신자는 형수님, 다급하게 뉴스를 들어보라고 외쳤다. 놀랍게도, 아이들과 아내가 타고간 비행기가 행방불명됐다는 뉴스 속보가 나오고 있었다.

비행기는 목포 공항 착륙 직전, 관제탑과의 교신이 두절된 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피랍인가, 아니면 추락인가. 납치범으로부터의 연락도, 추락 목격 신고도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110명을 태운 비행기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같은 시각, 전라남도 해남군 마천마을 주민들은 한동안 내린 비가 잦아들자 평소처럼 밭으로 향했다. 그 순간, 뿌연 안개 속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모습을 드러낸 건 정체 모를 피투성이의 남자였다. 남자는 마을 뒷산에 비행기가 추락했고 자신은 간신히 살아남아 산을 헤치고 내려왔다며 힘겹게 구조를 요청했다.

주민들은 놀란 마음을 달랠 새도 없이 닥치는 대로 농기구들을 챙기고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나뭇가지엔 사람들이 매달려 있고 비행기는 세 동강이 나 산 중턱에 걸려있었던 것이다.

마을주민들은 비행기 폭파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차분히 구조작업에 나섰다. 무엇이 그들을 두려움 속에서도 움직이게 만든 것일지, '꼬꼬무'에서 직접 그들을 만나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편, 이 사고로 아내와 아들을 잃은 승아 아빠는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내와 아들의 시신은 수습했지만, 막내딸 승아가 그 어느 병원 안치실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마지막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시선이 한 곳으로 향하는데 붕대를 얼굴에 감고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는 한 여자 아이였다. 나이대도, 생김새도 너무 승아와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병상에 붙어 있는 이름표를 확인해보았으나 딸 이름이 아니었다. 심지어 아이 곁엔 열심히 간호 중인 아이의 아버지가 있었다. 하지만 승아 아빠는 아이의 얼굴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붕대를 한번 풀어볼 수 있을까요"라고 부탁해 떨리는 손으로 아이 얼굴의 붕대를 풀고 한참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승아 아빠는 '내 딸 승아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이 곁을 지키고 있던 남자는 "무슨 소리냐? 이 아이는 분명 내 딸이다"라며 발끈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아이는 하나, 그러나 본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아빠는 둘인 상황이었다. 과연 아이는 누구의 딸이었을지, '꼬꼬무' 장트리오가 전한다.

이날 방송에 이야기 친구로는 가수 겸 배우 한승연, 개그맨 김원훈, SBS 김현우 앵커가 나선다.

한승연은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로 다시 '꼬꼬무'를 찾았다. 여름방학 이야기가 나오자 활기를 보이며 눈을 반짝이다가도 '꼬꼬무' 에이스답게 가벼운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고 비극을 예견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장성규의 이야기 친구 김원훈은 '꼬꼬무'를 너무 사랑해서 본인 채널에서 패러디도 해봤다며 촬영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시작되자 장난기 넘치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진지하게 임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SBS 메인뉴스인 '8뉴스'를 진행하는 김현우 앵커는 장도연의 이야기 친구로 출연했다. 평소에도 '꼬꼬무' 애청자라는 김현우 앵커는 딱딱할 거라는 이미지와는 상반되게 센스 넘치고 유머 있는 모습으로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그는 수년간 '8뉴스'를 책임지며 느꼈던 경험들을 토대로 참사보도의 딜레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6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비극의 아시아나 733편 추락사건, 그 안에 있는 진실과 30년 전에 멈춰있는 아픈 사연들을 소개할 '꼬꼬무'는 6일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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