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 두고 자진 입대한 故 노관수 이등중사… 72년 만에 가족 품에

박응진 기자 2023. 7. 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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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젊은 나이에 임신한 아내를 두고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18년 5월 강원도 양구군 송현리 백석산 1142고지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 신원이 국군 제8사단 소속 고(故) 노관수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로 확인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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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10월 '백석산 전투'서 22세 나이에 전사
2018년 5월 유해 발굴… 70대 아들 "꿈만 같다"
2018년 5월 강원도 백석산 정상 일대에서 발굴된 고(故) 노관수 이등중사 유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대 젊은 나이에 임신한 아내를 두고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18년 5월 강원도 양구군 송현리 백석산 1142고지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 신원이 국군 제8사단 소속 고(故) 노관수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로 확인다고 6일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고인의 유해(오른쪽 위팔뼈)는 백석산 1142고지 정상 일대에서 국유단과 육군 제21보병사단 장병들이 발굴·수습했다.

국유단은 이후 고인의 아들 원근씨(71)가 2012년 6월 현충일 행사 참석을 계기로 채취한 유전자 시료와 유해를 비교·분석해 고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군 당국이 2000년 4월 6·25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을 개시한 이후 213번째 신원 확인 사례다.

고인은 1929년 1월 전남 함평군 학교면에서 1남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다가 1950년 결혼했다. 고인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임신 중이던 배우자를 뒤로 한 채 1951년 자진 입대했고,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뒤 국군 8사단에 배치됐다.

고인은 강원도 인제에서 '노전평 전투'에 이어 '백석산 전투'에 참전했다가 1951년 10월6일 22세 나이로 전사했다.

고(故) 노관수 이등중사의 생전 모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전쟁 당시 동부전선 요충지였던 백석산에선 유해발굴 사업 초기인 2000년부터 현재까지 500구 이상의 전사자 유해가 발굴됐고, 이 중 1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는 단일 전투 지역에서 발굴된 유해 가운데 신원 확인 사례가 가장 많은 것이다.

노 이등중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서울 강동구 소재 유가족의 자택에서 열린다.

아들 원근씨는 "어머니는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혹시라도 돌아올까봐 대문 빗장도 안 걸고 학수고대했다"며 "이렇게 유해를 찾아 가슴 뭉클하고 꿈만 같다"고 전했다.

원근씨는 "국가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끝까지 찾아 대우해주니 고맙다"며 "앞으로도 많은 유해를 찾아 가족 품으로 전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6·25전사자 유가족(전사자의 친·외가 포함 8촌까지)은 국유단에 전사자 유해 신원 확인에 필요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자가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됐을 땐 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국유단은 "6·25전쟁 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유가족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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