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시원한 바다 바라보며 원격근무… 창의력·업무효율 ‘UP’[창의적 기업 문화가 경쟁력이다]

김성훈 기자 2023. 7. 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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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적 기업 문화가 경쟁력이다 - (8) 한화그룹
파격적 ‘리모트 워크플레이스’
새로운 사고로 아이디어 봇물
전국에 있는 한화리조트 등서
최대 5일 근무 ‘워케이션’까지
6개월 ~ 2년 ‘자기 계발 휴직’
출퇴근 시간 자유로운 조절도
한화생명 직원들이 원격근무지인 강원 양양 브리드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한화생명 직원들은 동해가 눈앞에 펼쳐진 강원 양양군 브리드호텔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파견근무나 특별한 임무로 출장을 가는 게 아니라, 평상시 업무를 호텔에서 처리한다. 회사에서 시행 중인 원격근무 제도에 따라 사전에 신청하면 ‘리모트 워크플레이스(Remote Workplace·원격근무지)’로 정해진 이 호텔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직원들이 자기 계발과 일·가정 양립을 통해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사업 규모가 커지고 시장 지위가 높아질수록 임직원들의 의식 수준 또한 일류가 돼야 한다”며 “우리 안에 있는 ‘젊은 한화’를 깨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의 일하는 방식 개조, 원격근무와 워케이션=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생명 직원들은 본사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등 기존 일터를 벗어나 색다른 곳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사고를 통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리모트 워크플레이스가 바로 ‘서핑의 성지’로 떠오른 양양에 자리한 브리드호텔이다.

한화생명은 브리드호텔의 한 층 전부를 업무 공간으로 사용한다. 루프톱 가든이나 도서관 형태의 카페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소규모 포럼에 참여해 미래전략을 고민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조직 단위 프로젝트에 매진하기도 한다. 또 회사 내의 같은 세대가 일시적으로 함께 특정 업무를 수행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요가’ ‘명상’ ‘트레킹’ 등의 호텔에 마련된 ‘힐링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정서적 재충전을 통해 창의적인 업무와 공동체 의식 등을 키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한화생명 측 설명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휴양지에서 일하는 신선한 자극을 통해 창의성과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유롭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원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인재를 영입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이 밖에 원거리에서 출퇴근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주요 지역에 ‘거점 오피스’도 마련했다. 박성규 한화생명 피플앤드컬처(People&Culture) 팀장은 “임직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근무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일하는 장소와 방식을 바꾸기 위해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자율좌석제, 자율복장, 상시 재택근무, 닉네임(별명) 호칭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원하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워케이션(Work+Vacation)’ 제도도 시행 중이다. 워케이션 신청자는 최대 5일 동안 객실 1개와 왕복 교통비, 식대 일부까지 지원받고 전국에 있는 한화그룹 리조트와 호텔에서 근무할 수 있다. 회사에서 진행한 워케이션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업무 집중도 및 효율성이 재택근무보다 높다는 의견이 95%에 달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워케이션을 통해 부산, 제주, 설악, 여수, 거제 등 전국 주요 관광지에 있는 리조트와 호텔에서 근무할 수 있다”며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근무 만족도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워케이션 근무지 중 하나인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 전경. 한화그룹 제공

◇일·가정 양립으로 회사 경쟁력 높인다=한화그룹은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지난 2017년부터 일찌감치 기준을 충족한 승진자에 대해 특별 휴가와 개인 연차 등을 더해 한 달간 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새롭게 부여된 직책에 대한 각오와 계획 등을 설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한화그룹은 임신 중인 여성 직원은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아이가 첫돌이 될 때까지 야근을 금지하는 등 탄력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여성 직원이 임신 후 회사에 알리면 회사는 즉시 핑크색 출입증과 ‘맘스패키지’를 제공한다. 맘스패키지는 임신·출산과 관련된 정보와 필요한 물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기 계발 휴직과 ‘아빠 출산휴가’ 제도도 도입돼 있다. 자기 계발 휴직인 ‘채움휴직’은 학위 취득이나 직무 관련 자격 취득, 어학 학습 등을 위해 최소 6개월에서 최장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휴직 기간에는 자기 계발 지원금이 지급되고, 근속 기간도 인정된다. ‘아빠 출산휴가’는 출산 초 육아의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1개월 휴가 사용을 의무화한 제도다. 또 한화그룹에서는 미리 신청만 하면, 개인 상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업무 특성상 이런 유연근무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계열사는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늘려 추가 업무를 최소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직원 개인의 자발적·계획적인 경력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잡 마켓(Job Market)’도 운영하고 있다. 신규인력이 필요한 업무가 발생했을 때 직원 개개인이 판단해 그 업무에 지원할 수 있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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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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