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순직한 아들이 돌아왔다 "엄마 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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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보고 싶었어요."
16년 만에 가상 인간(디지털 휴먼)으로 되살아난 아들은 얼굴과 표정, 입 모양까지 생전과 똑같았다.
16년이 지났지만 아직 스물일곱 살 그대로인 아들은 "조종 훈련을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엄마가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따뜻한 안부를 전했다.
이 원장은 "인철이가 짧게 엄마 곁에 있다가 갔지만 엄마 아들로 같이해줘서 행복하고 고마웠어"라고 못다한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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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과 표정·입 모양까지 생전 모습과 똑같아
국방홍보원 국방TV, 박 소령 부활 과정 등 공개
“엄마 보고 싶었어요.”
환하게 웃으며 모니터에 등장한 아들의 모습에 이준신 보훈휴양원장은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들은 2007년 야간비행 임무 수행 중 순직한 고 박인철(공사 52기) 소령이다. 16년 만에 가상 인간(디지털 휴먼)으로 되살아난 아들은 얼굴과 표정, 입 모양까지 생전과 똑같았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전투기 KF-16 조종사였던 박 소령은 2007년 7월 서해안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중 사고로 순직했다. 1984년 3월 훈련 중 순직한 아버지, 고 박명렬 소령(공사 26기)의 뒤를 이어 전투기 조종사가 된 지 불과 50여 일 만이었다.
16년이 지났지만 아직 스물일곱 살 그대로인 아들은 “조종 훈련을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엄마가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따뜻한 안부를 전했다. 이어 “원하던 일을 해서 여한이 없어요”라며 눈물 흘리는 이 원장을 다독였다. 모자 간 대화는 10여 분 간 이어졌다. 이 원장은 "인철이가 짧게 엄마 곁에 있다가 갔지만 엄마 아들로 같이해줘서 행복하고 고마웠어”라고 못다한 말을 꺼냈다. 아들은 "사랑해요, 엄마"라고 답했다.
평생을 그리워한 아들과의 만남은 국방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박 소령의 복원을 추진하면서 성사됐다. 국방부가 AI를 활용해 순직한 장병을 복원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 6개월의 제작기간이 걸렸다. 이 원장은 "예전에 한 남자가 가상 공간에서 죽은 아내와 만나는 모습을 다룬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우리 인철이를 저렇게라도 한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공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박 소령과 삼총사였던 52기 동기 김상훈ㆍ이두원 중령도 오랜 친구와 재회했다. 이 중령은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 정말 인철이가 부르는 것 같아 실제로 만난 것 같았다”고 했다. 김 중령은 “인철이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진심을 다했던 군인이었다”며 “지금도 대한민국 모든 군인들은 인철이와 같은 마음으로 헌신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박 소령의 부활 과정과 사연을 담은 영상을 5일 공개했다. 국방부 정신전력문화정책과 이선미 중령은 “임무 중 전사하거나 순직하신 장병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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