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창고 생활 뒤 설치됐던 미 워싱턴 소녀상 다시 보금자리 잃어

▲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한 건물 앞마당에 설치되어 있던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미국 사회에 알리고자 2019년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 우여곡절 끝에 설치됐던 '평화의 소녀상'이 다시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던 워싱턴희망나비의 조현숙 대표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한 건물 앞에 설치됐던 소녀상이 철거돼 현재는 이 단체 회원의 집에 보관돼 있습니다.

소녀상은 한국에서 제작돼 지난 2016년 11월 미국에 도착했으며, 당초에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됐습니다.

그러나 일본 측의 방해로 부지를 찾지 못해 거의 3년간 창고에 보관된 채 빛을 보지 못했으며 이런 사정을 알게 된 한 한인이 자기 건물 앞 마당을 제공해 2019년 10월 버지니아의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애넌데일에 안식처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이 건물 1층에 입주한 업체가 소녀상이 있는 건물 앞마당을 사용하기로 해 워싱턴희망나비는 대체부지를 물색해왔습니다.

새 보금자리를 찾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결국 지난 2일 소녀상을 한 회원의 집 뜰로 일단 옮겨졌습니다.

조현숙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리를 제공하겠다고 한 분들이 있지만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기 불편하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이어서 더 좋은 장소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표는 원래 있던 장소는 대로변에 있고 버스 정류장 옆이라 평소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현재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메릴랜드 지역의 적당한 장소를 다 알아보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부지를 제공한 건물주가 매우 호의적이었으며 코로나19 때 생긴 공실을 채우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소녀상을 치우라는 정치적 압박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