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상반기 성적표 보니…'HD한국조선해양 싹쓸이'
조선 3사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더욱 집중"
조선 3사가 올 상반기 수주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에만 연간 목표 수주액의 90% 가까이 채운 반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절반도 채우지 못하면서다. 조선업계 특성상 하반기에 수주가 몰리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부진한 성적표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하반기에 예정된 카타르 LNG선 2차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독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수주액은 14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연간 목표 수주액(157억4000만달러)의 89%에 달하는 수치다. 선종별로는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33척, 탱커선 3척, 컨테이너선 29척, LNG운반선 18척, LPG운반선 16척, 중형가스선 2척, PCTC(자동차운반선) 4척, 해양설비 1기 등 총 106척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 LPG선의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과거 중국에 밀렸던 PCTC선도 자동차 수출이 반등하면서 선박 주문이 이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수주잔고는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6월 IR자료에 따르면 수주 잔고 물량은 435척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8.5% 증가한 수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목표 수주액을 상향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과거 HD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 수주 실적이 좋을 경우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목표 수주액 달성에 큰 의미를 두기보단 수익성을 높이는 데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써는 연간 목표 수주액을 높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하반기 LNG, LPG 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연간 목표치 달성이 확실시 되는 만큼 수익성 확보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지난 1월 "지난해 수주를 많이 해 향후 3년치 슬롯이 꽉 찬 상황"이라며 "남아있는 슬롯은 더욱 선별 수주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절반 못 채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과 달리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다소 저조한 상반기 성적표를 내놨다. 수주가 하반기에 더 몰리는 경향이 있지만 지난 2년 여간의 상반기 수주 실적과 비교해도 저조한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총 9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세부적으로는 LNG운반선 6척, 원유운반선 2척, FLNG(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1척이다. 올 상반기 수주액은 32억달러로 연간 목표치의 34%를 달성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의 2021년, 2022년 상반기 수주액은 51억달러, 63억달러였다.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예정된 카타르 LNG 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만약 수주에 성공할 경우 목표 수주액의 상당 부분을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조선 3사가 카타르 프로젝트 1차분에서 대략 40척을 수주했고 올해도 (수주 규모가) 비슷할 것으로 예상 중"이라며 "만약 수주를 따내면 목표 수주액의 상당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조선사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 받는 FLNG도 하반기 적극 수주할 계획"이라며 "액화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관련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조선 3사 중 지난 상반기 가장 저조한 수주 실적을 내놨다.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수주액은 11억달러로 연간 목표치의 15%를 달성했다.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의 2021년, 2022년 상반기 수주액은 25억4000만달러, 59억3000만달였다.
지난 상반기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다보니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는 게 한화오션 측 설명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익성 높은 선박 수주에 집중하다보니 수주 실적이 다소 저조했던 측면이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카타르 2차 프로젝트도 있어 수주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날 기준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70.7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조선업 초호황 시기인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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