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단체전에서 봤던 해외 작가들, 한국에서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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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갤러리들의 한국 지점들이 전속 작가들의 첫 한국 개인전을 잇따라 열고 있다.
국내에서 비엔날레나 단체전을 통해 단편적으로 소개됐던 해외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좀 더 폭넓게 살펴볼 기회다.
이번 전시를 위해 30년 만에 아시아를 찾았다는 작가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수행하는 느낌으로 작업한다"면서 "붓을 들어 올려 움직이는 몸짓 하나하나도 모두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해 조수를 두지 않고 홀로 명상하듯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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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해외 갤러리들의 한국 지점들이 전속 작가들의 첫 한국 개인전을 잇따라 열고 있다. 국내에서 비엔날레나 단체전을 통해 단편적으로 소개됐던 해외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좀 더 폭넓게 살펴볼 기회다.
페이스 서울, 흐엉 도딘 & 매슈 데이 잭슨전
서울 한남동에 있는 페이스 서울은 6일부터 베트남 출신의 프랑스 추상회화 작가 흐엉 도딘(78)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연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작가는 1953년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이주해 50여년간 작업하고 있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에도 초청돼 광주 무각사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에서는 밝고 투명한 느낌의 배경 위에 직접 만든 물감을 이용해 기하학적 선과 형태를 섬세하게 그린 회화 연작 'K.A'의 신작들을 볼 수 있다.
돌가루를 이용해 만든 물감을 아주 얇게 여러 번 도포해 만들어낸 화면은 투명한 듯하면서도 깊이감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를 위해 30년 만에 아시아를 찾았다는 작가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수행하는 느낌으로 작업한다"면서 "붓을 들어 올려 움직이는 몸짓 하나하나도 모두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해 조수를 두지 않고 홀로 명상하듯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페이스 서울에서는 7일부터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매슈(매튜) 데이 잭슨(49)의 개인전도 열린다.
19세기 중·후반 미국의 풍경을 그린 유럽식 회화를 레퍼런스 삼아 그린 풍경화를 소개한다. 풍경화 속 풍경은 실제 모습을 재현한 것과 상상의 이미지들이 뒤섞인 것이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지만 실재하지 않는 풍경은 환상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포스럽기도 하다.
역시 전날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나는 회화를 SF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혹은 19세기 말 에드워드 머이브리지의 사진 같은 것들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하고 있다"면서 "내게 풍경화는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인 내용들이 어떻게 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채색 외에도 부조, 디지털 이미지, 레이저 절단 기술 등 다양한 기법과 매체를 사용한 작품에서는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매슈 데이 잭슨의 작품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소장품전에서도 볼 수 있다.
타데우스 로팍, 코리 아크앤젤 개인전
기술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미국 작가 코리 아크앤젤(아칸젤.45)은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작가는 2020년 머신 러닝 기술을 이용해 가십 등을 담은 낚시성 링크를 수집하는 봇(bot. 특정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봇이 무작위로 수집한 단어, 이를 토대로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이미지, 그리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텍스트들을 읽는 자동 음성이 결합한 영상이 만들어졌고 이 영상은 다시 봇에 의해 유튜브에 업로드됐다. 전시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1년 반 동안 만들어진 800여개 영상을 조합한 '당신의 관심사'(Related to Your Interests)가 상영된다. 봇이 지배하는 디지털 세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시장의 한쪽 벽에는 거대한 요트의 이미지가 벽화처럼 걸렸다. 작가가 직접 찍은 메가 요트 '라이언하트'의 이미지를 실물 크기로 인쇄해 그 일부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소수만이 살 수 있는 메가요트가 떠다니는 세상이 작가가 보여주는 또다른 세계의 모습이다. 전시는 2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9월10일까지 열리는 '게임사회'전에서도 아크앤젤의 작품 2점이 전시되고 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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